美 경기회복 기대?…신중론도 확산

최근 미국에서 주가 상승과 금융시장 안정 등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지만,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신중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실업률이 낮아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더라도 회복의 강도가 약하고 속도도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데니스 록하트 총재는 26일 테네시주 채터누가 지역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오찬회의 연설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세의 초기단계에 있지만, 경제성장으로 실업률이 내려가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회복을 전망하지만, 국내총생산(GDP) 증가는 상당 기간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복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나의 전망은 상당기간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보일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록하트 총재는 이어 경기 회복의 앞길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문제나 기업들의 투자심리와 자금시장의 위축 같은 도전들이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상당기간 저금리를 유지키로 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결정을 지지한다면서도 통화정책 당국이 경기부양책을 너무 오랜 기간 지속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준총재도 이날 댈러스 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고통스런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느리고 둔한’ 회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가 여기서 나오고 있다는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고용을 다시 시작하거나 급여를 올리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이며 소비자들은 소비를 다시 시작하는 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경제전문 CNBC 방송은 이날 경기 회복을 위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발틱건화물지수(BDI)가 최근 급락하면서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신중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 20개 화물운송 통로의 운송활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BDI지수는 작년 12월 저점을 찍고 지난 6월초 4천선을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이다 다시 하락해 최근까지 고점 대비 43%나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BDI의 하락이 중국 시장의 단기 조정 신호이자 세계 경제의 어려움이 아직 남아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와이스 리서치 아시아 주식뉴스레터의 토니 새거미 편집장은 “미국이 일본식의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