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의 폭발적 확산으로 인한 사회 시스템 마비를 막으려면 IT인프라 보안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소장 최윤식)는 최근 미래예측기법에 따라 신종플루 확산의 17단계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이 연구소의 예측에 따르면 국내 신종플루 감염자가 10만명을 넘는 시점부터 심리적 공황상태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사람들의 행동 패턴도 크게 달라진다. 감염 불안감 때문에 공공장소로의 외출을 삼가하고 실내에 머무르는 경향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 휴교는 물론이고 관공서와 대형 쇼핑몰, 병원, 극장 등의 영업 시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 세계의 사회기능이 조금씩 마비될수록 국민은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오락게임, 전자상거래, 원격진료 등 온라인 서비스에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다. 환자가 많이 모이는 병원이 최적의 감염경로가 되는 신종플루의 특성상 향후 몇 달간 영상통화를 이용한 원격진료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메가스터디를 비롯한 온라인 교육업체도 신종플루로 인한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 신종플루로 인해 기업의 해외출장이 제한되면 영상회의 수요도 당연히 증가한다. 지난 2003년 중국을 강타했던 SARS 창궐 당시 아태지역 영상회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0%나 증가했다. 기업도 직원들의 집단감염 우려 때문에 재택 근무를 권장하게 된다.
이처럼 국민 생활에서 온라인 활동 비중이 크게 늘면서 과부하가 걸린 IT인프라는 악성해커들의 이상적인 목표물이 된다. 최윤식 소장은 “신종플루 확산으로 국민의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에 맞춰 DDoS와 같은 치명적 사이버공격이 재발하면 사회적 혼란이 매우 커진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사회기능을 유지하려면 주요 IT인프라의 보안수준을 지금보다 크게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전국을 뒤흔든 DDoS 대란 이후에도 국내 IT 보안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스나 AI 발생사례와 비교해 신종플루의 치사율은 1% 미만으로 낮지만 빠른 감염속도 때문에 사회적 파장과 위험성은 더 크다고 지적한다. 국내 신종플루 감염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른바 심리적 임계점으로 거론되는 10만명을 올해 안에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