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와이브로’의 미래 발전 방향에 규제기관과 사업자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LTE와의 4세대(G) 표준 경쟁을 앞둔 만큼 ‘와이브로’에 대한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정태명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서울 삼정호텔에서 ‘와이브로 문제와 대책’를 주제로 8월 정기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이경수 KT 전무(컨버전스와이브로사업본부장), 이형희 SK텔레콤 전무(CR전략실장), 심상필 삼성전자 상무(네트워크사업부 기획팀)가 패널 발표에서 와이브로의 현재를 조망하고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와이브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같이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조건과 과제에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무선 데이터 시장 활성화해야”=전문가들은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무선데이터 시장 활성화를 지적했다. 무선데이터 수요가 낮은 상황에서 사업자가 와이브로 투자에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임주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은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많아지면 와이브로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선데이터 시장을 둘러싼 구조 개선 의견도 제기됐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플랫폼과 디바이스에 따라, 사업자에 따라 다른 비표준화된 환경에서의 활성화는 근본적 제약조건”이라며 “오픈마켓 형태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형희 SK텔레콤 전무는 “SKT는 무선데이터 시장 활성화를 기치로 다양한 콘텐츠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는 등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물론이고 언론·비즈니스파트너와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소개했다.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야&국내 저변 확대 도모해야”=우리나라가 향후 세계 와이브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표준과의 부합해야 함과 동시에 국내 저변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와이브로 주파수 및 주파수 대역폭을 빨리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형 세아네트웍스 이사는 “와이브로와 LTE 간 우위를 논하기 이전에 정부 차원에서 투자를 유도, 풍부한 단말과 애플리케이션 출시 등으로 와이브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가 확보한 와이브로 잠재력을 바탕으로 국가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서오텔레콤 대표는 다양한 와이브로 단말에 대한 주문을 내놓았다.
◇“개방과 경쟁 우선 고려해야”=개방과 경쟁을 확대, 와이브로를 둘러싼 생태계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통신 시장은 개방이 안 돼 있다”고 전제한 뒤 “이에 책임은 정부 당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유무선은 물론이고 와이브로(망) 또한 개방을 통한 경쟁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주환 원장도 유선전화가 독점 체제에서 경쟁 체제로 변경된 과거 사례를 제시하며 경쟁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병기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동통신 개방 및 경쟁을 도모하기 위한 MVNO법률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향후 와이브로 MVNO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한 경쟁 확대에 의지를 피력했다.
토론회를 진행한 정태명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시기”라며 “정부와 사업자가 지혜를 모아 ‘와이브로’가 우리나라 도약의 발판이 되길 기원한다”라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