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일본에서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모바일 TV용 칩 업체인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요즘 겹경사를 맞고 있다. DMB 휴대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회사가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했고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 심사도 통과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창일 아이앤씨테크놀로지 사장(48)은 “벤처 붐이 일었을 때 상장하라는 권유가 많았지만 경쟁력을 갖추고 난 뒤에 하는 것이 순서라 생각했다”며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해 상장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사실 외부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팹리스 업계 숨은 실력자다. 국내 DMB폰 10대 중 9대에 이 회사에서 개발한 수신칩이 들어가 있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 제품을 쓰지 않는 휴대폰 제조사가 없을 정도다. 휴대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저전력, 소형화에 기술력이 차별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MB는 휴대폰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 기능으로 자리잡았다. 얼마 전 국내 DMB 가입자가 2000만명이 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향후 중·장기적인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박창일 사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아직 시장이 많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TV 시장은 일본이 가장 큽니다. 우리나라가 연간 1200만대 정도고 일본은 3배 이상 많은 3500만∼4000만대 정도 됩니다. 그리고 미국, 중국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습니다. 유럽은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는 2012년 이후에나 시장이 움직일 겁니다. 앞으로의 성장성은 걱정 없습니다.”
그럼 해외 시장에 대한 대응할 준비는 돼 있을까. 박 사장은 해외 서비스가 모두 표준 기술로 공개돼 있으며 모바일TV는 서로 흡사한 면이 있기 때문에 개발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운 좋게도 각 국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어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일본의 유력 휴대폰 업체에서 제안이 왔습니다. 2012년 아날로그 TV가 막을 내리면 자국 통신사와 함께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모바일 TV를 만들려 하는데 우리가 칩을 만들어 줄 수 있겠느냐고 하더군요. 가장 큰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시장이 열리는 순서대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박 사장은 곧 해외에서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공들여온 일본 휴대폰 제조 업체와의 거래 여부에 관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 사장은 “성사만 된다면 단숨에 일본 시장에서 50%를 차지할 수 있다”며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