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 사시카이아

 이태리 슈퍼 토스카나 와인 중 대표적인 몇 와인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태리 와인의 영광을 다시 살려서 다시 한 번 르네상스 시대를 구가하게 한 슈퍼 토스카나의 개척자인 사시카이아(Sassicaia).

 1920년께 이태리 북부 출신인 마리오 인시자 델라 로체타 후작이 피사에서 공부를 마치고 볼게리에 2500㏊의 땅을 구입, 정착했다. 그가 테누타 산 귀도 포도밭에 평소의 와인 양조의 꿈을 현실화할 때만 해도 오늘날 이러한 영광이 올 줄은 생각 못했으리라 본다.

 싸구려 화이트 와인이나 생산하던 가난한 마을에 둥지를 틀고 평소 교분이 많았던 보르도의 샤토 라피트 로칠드로부터 카베르네 쇼비뇽과 카베르네 프랑 묘목을 구입해 심게 된 것이다.

그동안은 주위 사람들만 소비해오면서 끊임없이 와인을 개선한 결과 1968년 공식적으로 처음 출시했으나 정부의 규정에 어긋나는 양조법을 썼다는 이유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카베르네 85%, 카베르네 프랑 15%의 전형적인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했다. 1978년 런던에서 디캔터 잡지의 와인 시음평가회에서 만점으로 1등을 차지하면서 세계의 와인업계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영국 기자들이 이에 ‘슈퍼 토스카나’라는 호칭을 지어주었다.

 1982년에는 이태리 최고의 포도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1994년에 이태리 정부로부터 DOC 등급을 취득함으로 명실상부하게 이태리 최고의 포도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짙은 보랏빛 색상에 베리류와 체리향이 은은히 풍미하고 산도와 타닌이 약간 강해 1시간 정도 디캔팅하면 매우 부드러우며 황홀한 맛과 환상적인 향을 느낄 수 있다.

 훌륭한 와인들은 맛도 중요하지만 향이 더욱 훌륭하다는 것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 사시카이아의 맛과 향기를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구덕모 와인앤프렌즈 사장 www.wineandfrie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