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표준원(이하 기표원)이 안전성 문제로 한국산업규격(KS)을 보류시킨 특정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제품에 국가 ‘신기술(NET)’ 인증을 수여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KS와 신기술 인증 기술 규격의 성격이 다르다곤 하지만, 둘 다 정부 기관이 관여하는 공신력 있는 인증 제도라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된다.
지식경제부 산하 기표원은 27일 금호전기(대표 박명구)의 형광등 대체용 직관형 LED 램프를 국내 LED 조명 제품 가운데 처음 신기술 인증을 부여하고 이날 시상식을 가졌다. 신기술 인증은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을 조기에 상용화할 목적으로 기표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공동 운영하는 제도다. 직관형 LED 조명은 기존 형광등의 접속 규격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향후 조명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요가 기대되던 제품이라는 게 이번 인증 수여의 이유다.
하지만 기표원은 불과 한달여전 형광등 기구에 LED 조명을 장착할 수 있는 이른바 ‘G13’ 규격은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KS 제정을 전면 보류한 바 있다. 당시 기표원은 금호전기의 제품을 비롯해 모든 형광등 대체용 LED 조명이 안전성 및 성능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발표했었다. 현재 형광등 대체용 직관형 LED 램프는 금호전기·LG이노텍·테크룩스·엔하이테크 등 약 100여개 업체들이 생산중이다.
업계는 기표원이 형광등 대체용 LED 조명의 KS 규격 제정은 여전히 유보한채 특정 업체의 제품만 신기술 인증을 부여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모순이라며 비판했다. 한 LED 조명 업계 관계자는 “당초 안전성을 이유로 초기 시장 진출의 기회를 차단해 놓고 이제와서 금호전기의 제품만 신기술로 인증했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기표원측은 \"이번 신기술 인증이 내부 의견 조율을 거치지 못한 혼선이 있었다\"고 밝혔다. 기표원 관계자는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를 허용한 이 제품이 여전히 안정성에 여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신기술 인증은 KS 규격 기술 기준과 성격이 달라 내부 검토 단계부터 혼선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