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라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해 기획 조직이 열심히 노력해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었다. 그리고 적절하다고 예측된 시점에 새로운 사업을 출시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중장기적인 사업모델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담당자는 문제점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스스로의 힘으로 이를 개선하려고 분주히 움직였다. 결국 1년도 안돼 그 신규사업에서 철수했다.
B라는 기업이 있다. 몇백억을 투입하는 대규모 IT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기업의 제일 중요한 핵심 업무에 대한 IT시스템을 재구축하는 프로젝트였다. 그 어느 때보다 IT그룹의 개발자들은 열심히 일했고 협력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모두가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시스템 가동 시점이 다가와도 정상적으로 개발이 완료되지 못했다.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 IT프로젝트는 중단됐다.
두 사례는 업무가 전혀 다른 신규사업 출시와 IT프로젝트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각 업무를 담당했던 담당자가 열심히 일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두 사업은 실패했을까? 내부적으로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프로젝트의 실패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커뮤니케이션 부족을 꼽는다. 신규사업도 마찬가지다. 바로 담당자들의 공유와 개방이 부족했던 것이다.
많은 경우 신규사업이든 프로젝트든 진행 과정 중에는 자신의 업무를 외부에 개방하거나 공유하는 것에 대해 꺼려한다. 이는 자신의 일에 간섭받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기본 속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신규사업이든 IT프로젝트든 간에 모두 반드시 위험요인을 적어도 한 두개 이상은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담당자 스스로가 아무리 기획, 분석, 설계, 개발, 시행 등을 잘한다 하더라도 분명 위험요인들은 존재하게 돼 있다. 이러한 위험요인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개방하지 않으면 결국은 그 위험요인들은 실제 문제로 변해 사업자체를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반면 초기부터 다양한 위험요인에 대해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물론, 간접적인 참여자들과도 서로 내용을 공유하고 개방한다면 오히려 이 위험요인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낼 수도 있다.
이는 우리가 매일같이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인터넷의 기본 사상은 공유와 개방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엄청난 양의 정보들이 새롭게 올라오고 있다. 물론, 그 중에는 가치가 없는 정보도 있을 수 있지만 많은 정보들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포털들의 지식서비스가 그러한 예가 아닐까 싶다.
공유와 개방.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너무나 쉽게 할 수 있고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쉽게 이뤄지지는 않는다. 그것이 성공의 기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제는 공유와 개방이 인터넷 세상이 아닌 실제 세상에서도 기본 사상으로 인식돼야 할 것이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