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술이 지구를 구한다.(Saved by Tech)”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문제는 이제 21세기 인류가 해결해야 할 최대 현안이 됐다.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 각국은 녹색기술, 즉 그린에너지기술(GT)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8월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이후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를 통한 비전 실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최근 ‘그린IT 국가전략과 녹색기술 상용화 전략’을 확정하고 오는 2013년까지 12조원을 녹색기술에 집중 투입, 53만명의 고용을 신규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녹색기술 열풍은 코스닥 대장주들의 판도도 바꿔놓았다. 전자신문이 한국거래소(KRX)와 공동으로 올해와 5년전·10년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대 기업 업종을 조사한 결과, 지난 6월 기준으로 코스닥 상위 20위안에 태웅(2위)·태광(10위)·평산(11위)·성광벤드(13위)·차바이오앤(14위)·현진소재(15위) 등 녹색기술 관련 기업만 총 6개사가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녹색기술은 기본적으로 ‘롱텀 하이 리스크(Long term-High Risk)’의 특징을 갖는다. 네트워크에 기반한 산업이기 때문에 에너지원별 포트폴리오 및 보급 정책과 기술 개발이 유기적 연계 속에 작동돼야 성공할 수 있다. 반도체 등 IT는 대부분 기술 개발과 함께 상업화가 곧바로 연결된다. 하지만 녹색산업은 기술 개발 후 실증·보급의 단계를 거쳐야 사업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IT버블 때와는 차원이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녹색기술의 최대 약점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따라잡아야 할 기술은 많고, 시간과 재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원(Two-track) 전략’이 필요하다.
이준현 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우선 인적 인프라가 잘 돼 있고 상대적으로 선진국에 근접해 있는 기술의 경우, 국내 R&D 역량 강화와 개방성 확대를 통해 독자 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기술 개발에서부터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연계를 강화해 전 주기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반대의 경우, 즉 인프라도 미약하고 기술 수준도 뒤처진 분야는 해외 선진 기관 및 기업들과 국내 카운터파트(Counter-part) 간 기술 교류 및 제휴를 활성화, 기술 격차를 극복해야한다는 게 이 원장의 처방이다.
최근 잇단 정부의 녹색기술 세제지원책도 관련 업계에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지원 대상은 조달자금의 60% 이상을 정부가 인증한 녹색기술이나 프로젝트(신재생에너지 시설, 폐자원 에너지화 시설 등)에 투자되는 녹색펀드와 녹색예금, 녹색채권 등이다.
녹색펀드는 투자금액의 10%까지 300만원 한도내에서 소득공제된다. 배당소득은 물론, 녹색예금·채권에 대한 이자소득도 모두 비과세다.
또 에너지절약시설의 투자세액공제에 대한 적용시한이 오는 2011년말까지 2년 더 연장된다. 그 대상도 기존 공제 품목에 LED와 플라즈마조명가 추가됐다. 단, 산출세액의 30%내에서만 공제받을 수 있다.
고효율에너지 기자재나 에너지효율 1등급제품 및 신재생에너지설비로 인증받은 제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에너지신기술 중소기업)에 대한 세액감면도 이번에 신설됐다. 이들 기업은 창업후 3년내, 에너지신기술 중소기업으로 인증 받은 날 이후, 최초로 소득이 발생한 과세연도부터 4년간 법인세를 50% 감면받는다.
이밖에 중소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대상 업종에 ESCO가 하는 사업을 추가, 5∼30%까지 세액감면 혜택이 부여된다.
IT에 이어 기술강국 코리아를 이끌 차세대 핵심으로 떠오른 녹색기술. 지금이 바로 GT에 정책적 지원과 국민의 관심이 모아져야 할 때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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