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은 가도 되고 안가도 되는 길이 아니라, 가야만 하고 이미 가고 있는 길이죠. 녹색기술 확보는 길을 가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에너지 관련 R&D를 총괄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이준현 원장은 녹색성장은 환경오염과 온실가스를 최소화하면서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성장 전략의 국가비전이라며, 이는 녹색기술 개발을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문제는 환경과 경제성장이 서로 상충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는데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성장은 더 많은 환경훼손을 야기하고, 환경보호는 경제 저성장를 야기한다는 일반화된 고정관념을 뒤집어야 합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환경과 경제성장의 탈동조화(Decoupling)라고 하죠.”
탈동조화의 구심축이 바로 녹색기술이다. 태양광·풍력·연료전지·발광다이오드(LED)·전력IT 등이 좋은 예다. 이같은 녹색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은 기존 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다.
태양광의 경우 7∼11배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다. 독일의 경우 태양광 에너지산업에서 10만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고 덴마크는 풍력을 통해 2만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녹색기술 확보가 녹색성장 엔진을 켜는 열쇠다.
“녹색기술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유기적인 역할 분담과 파트너십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기업 각각 할 일이 있는 것이죠.”
이 원장이 말하는 정부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녹색기술에 대한 일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방향을 민간에 제시해야 한다. 민간의 투자방향 설정을 위해서다.
다음은 초기시장을 마련, 다양한 시장참여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민간의 초기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R&D 이후 실증사업, 인프라 구축 등 전주기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일반 산업의 경우 기술개발과 상업화가 곧바로 연결되지만, 에너지 산업은 실증과 시범보급사업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비로소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녹색기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특히 중요합니다. 녹색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 대-중소기업의 협력관계가 선행돼야 합니다.”
정부가 정책목표를 설정해도 결국 이를 수행하는 것은 민간이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아무리 초기 시장을 형성해도 기업의 투자가 동반되지 않으면 녹색기술 강국은 요원하다.
“기술개발 단계부터 사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이 다릅니다. 녹색기술은 둘 사이의 분업과 협력에 의해 개발되죠. 녹색기술 강국은 바로 우리의 손에 달렸습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