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450㎜ 웨이퍼 시대 도래가 늦춰질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파이가 2011년 들어서야 작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최소 80억달러 이상에 달하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부담스럽고 특히 생산성 증대로 공급 과잉 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인텔·TSMC 등은 작년 5월 2012년 450㎜ 파일럿 라인 가동을 위한 기반을 갖추도록 장비 업계 등과 전반에 걸쳐 공동 협력키로 했으나 삼성전자 등 기업들은 연구 수준에만 머물고 있을 뿐 선뜻 대규모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학계가 450㎜ 웨이퍼 전환 가능성 여부를 연구 검토한 중간 보고서에서 핸들러 등의 장비 기술 개발 수준을 감안할 때 2012년 450㎜ 웨이퍼를 도입하면 생산 중단 위험 부담이 커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기업들은 2001년 200㎜에서 300㎜ 전환할 때도 미국 학계에 보고서를 의뢰한 바 있다.
게다가 글로벌 장비 업체들도 450㎜ 장비 개발에 공을 크게 기울이지 않고 있다. 네덜랜드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불황인 현 시점에서 450㎜ 웨이퍼 관련 장비는 제품 개발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려난 상태”라며 “2012년 450㎜ 웨이퍼용 노광 장비 개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450㎜ 웨이퍼 도입 시점은 2012년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재료 업계 관계자는 “450㎜ 웨이퍼가 300㎜ 웨이퍼 대비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지만 반도체 불황과 공급 과잉을 우려해 삼성전자가 450㎜ 웨이퍼 규격 전환 시점을 2012년 뒤로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도 “인텔·TSMC 입장도 삼성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좀 더 미세한 나노 공정 개발에만 투자할 뿐 450㎜ 웨이퍼 팹 투자는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