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FCCL 시장 진출

  SK에너지가 휴대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의 핵심 소재인 연성동박적층판(FCCL)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최근 국내 휴대폰 업계의 출하량 확대로 FPCB 수요가 급증하자 새로운 시장 기회를 잡으려는 것이다. SKC와 코오롱의 합작사인 SKC코오롱PI가 FCCL 원료를 생산하고 있어 그룹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대표 구자영)는 최근 자체 개발한 2층 FCCL을 FPCB 전문업체인 인터플렉스에 처음 공급했다. 인터플렉스는 현재 시제품을 생산, 최종 수요 업체로부터 제품 승인을 진행 중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인터플렉스와 함께 FCCL 품질 규격을 맞추는 중이며,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 이르면 연내 FCCL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SK에너지는 지난 2005년부터 2층 FCCL을 개발해왔지만, 지금까지 양산에는 성공하지 못했었다. 그룹내 SK케미칼도 비슷한 시기 FCCL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가 지금은 전면 보류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국내 휴대폰 생산이 급증하면서 2층 FCCL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2층 FCCL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두산전자는 지난해 설비 증설을 통해 양산 능력을 확대했지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고 있다. LG화학도 지난 5월 약 30억원을 투자, 설비 확충에 나섰으나 생산량 확대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신일본제철 등 해외 업체들도 갑작스런 수요 확대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SK에너지가 올해 FPCB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호기를 만들려는 이유다. 여기다 SKC코오롱PI도 FCCL의 원재료인 폴리이미드(PI)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그룹내 관계사간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다만 한해 1200억원 규모에 불과한 FCCL 시장은 이미 다수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SK에너지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 여부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FPCB 업체 관계자는 “단기적인 공급 부족 현상 때문에 최근 FCCL 구매선 다변화를 생각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미 대기업 계열 재료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해 과열 경쟁을 벌이는 추세여서 신규 업체의 진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