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에게 아버지는 역할모델이자 오늘의 그가 있게한 원동력이었다.
어렸을때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엄마에게 대들다 화가난 아버지로부터 물컵 세례를 받기도 했지만 이젠 서로를 한없는 존경과 사랑으로 바라보는 부자사이다.
시애틀 인근의 후드 커낼에 있는 가족별장에서 ‘유에스에이(USA0 투데이’의 공동 인터뷰에 응한 빌 게이츠(53)와 아버지 게이츠 시니어(83)는 자녀 양육문제에서부터 말라리아 퇴치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게이츠 시니어는 유명한 변호사 출신으로 최근 미국 변호사협회 메달을 수상했고, 지난 99년부터 아들이 세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이사장으로 활동중이다.
아들은 최근 출간된 아버지의 자서전 서문에서 “아버지야말로 진정한 빌 게이츠”라면서 “아버지야말로 사람들이 모두 되고 싶어하는 요소를 갖춘 분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며 한없는 사랑과 존경심을 표시했다.
빌 게이츠가 어렸을때부터 백과사전을 독파할 정도로 독서광이 된것도 책 읽기를 강조한 부모의 영향이 컷고, 매년 8-9가족을 모아 후드 커낼의 오두막 휴양지에서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며 아이들끼리 게임도 하면서 보내도록 한것도 아버지의 배려였다.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과 여름휴가를 같이 보내면서 다른 가족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고, 어떤게 좋고 나쁜 행동인지를 배울수 있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아들은 “우리 집만 엄격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치 않다는 점을 배울수 있었다”면서 “어려서부터 어른들을 접하고, 특히 건축에서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버지의 직업을 보면서 일찍 성숙해졌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부모에게 대들기 좋아해 가족의 골칫거리였던 아들을 아버지는 상담사에게 데려갔다.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는 아들을 그냥 내버려두라는 조언을 듣고 이를 실행에 옮겼고 이는 오늘의 빌 게이츠가 탄생하게된 계기가 됐다.
일각에서는 게이츠가 자선재단을 설립한 시기가 98년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소송에 걸린 직후라서 이미지 쇄신용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사실은 작고한 어머니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94년 세상을 떠난 게이츠의 어머니 메리여사는 일요일 저녁에는 꼭 온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을 가졌고, 특히 자녀들에게 자선활동을 강조했다. 시니어 게이츠는 “작고한 아내가 아들이 자선사업을 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회고했고, 아들은 “어머니가 늘 강조하시기도 했지만 아버지 역시 재단 일에 적극 헌신하시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모로 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아들은 이제 제니퍼, 로리, 페베 등 세자녀를 어떻게 교육하고 있을까. 게이츠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다운타운에 나가 식사 봉사를 할 수 있는데 대해 감사기도를 드리게 하고, 가끔은 가난한 아프리카 등에 대한 여행을 통해 세상 실정을 깨닫게 도와준다”면서 “어린 나이에 세상의 실태를 알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업무는 내 삶에 있어서 정말 즐거운 일이었고 그 과정에서 자만심이 생길수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아버지는 저에게 무슨 일을 하든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을 일깨워 주셨다”며 다시 한번 감사와 존경을 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