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모델을 시험하고 평가하게될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가 착공에 들어갔다.
지식경제부는 31일 오후 2시 제주 구좌읍에서 200여명의 기업인과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의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착공하는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는 제주 북동부에 위치한 구좌읍 일대 6000여 세대로 구성된다.
구좌읍 일대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신재생에너지 연구단지와 풍력·태양광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포함하고 있고, 전력의 계통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해 한국형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가장 잘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돼 실증단지 부지로 선정됐다.
이번 실증단지는 민간 주도의 해외여타 실증단지와는 달리 정부의 지원에 따라 진행되며 에너지·환경문제 대응, 신성장동력 육성, 국민의 저탄소 녹색생활패턴 정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계할 예정이다.
실증단지는 향후 기본단계, 확장단계를 거치면서 5대 분야에서 새로운 생활상을 보여주게 된다.
가정과 업무공간에서는 스마트 계량기 사용이 일상화돼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의 전력사용을 저렴한 시간대로 자동 유도, 소비자의 불편이 없으면서도 전기요금을 최소화하게 된다. 또, 거리에서는 전기자동차가 운행될 수 있도록 전기충전소·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하고, 가정에서도 충전할 수 있는 설비가 구축된다. 특히, 풍력·태양광 발전 등이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연계되는 가운데 가정에서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남는 전력을 전력망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전송될 수 있는 시스템 구현된다.
이 같은 3개 분야 전력망은 양방향 전력전송, 고장시 조기발견·자동복구가 가능하며, 각종 첨단 가전기기와 통신하면서 전력수요를 제어하는 수준까지 지능화될 전망이다.
전기의 공급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돼 반도체 회사 등 고품질 전력사용을 희망하는 소비자에게는 고품질 전력이 제공되며, 자신의 전력소비 패턴에 알맞은 전력요금을 선택할 수 있는 전력요금의 다양화 시대가 열리게 된다.
다양한 이종산업간 결합이 필요한 스마트그리드 산업의 특성상, 기업들은 마음에 맞는 파트너를 찾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자유 설계하면 정부가 소요투자액의 50% 이내 지원한다.
한편, 정부는 실증단지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외국기업에도 개방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국내에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유도, 우리 나라를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편, 스마트그리드가 보안에 취약할 수 있다는 문제인식 하에 해킹방지 솔루션 채택, 전력망의 제어용과 실증용 통신망간 분리운용, 모의 사이버 대응훈련 등 보안강화대책을 함께 마련했다.
이와 함께, 각 컨소시엄에서 구현한 기술입증 결과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국가표준 정립 및 국제표준 정립지원하게 된다.
또, 정부는 지경부 차관을 위원장, 스마트그리드사업단을 간사기관으로 하는 ‘실증단지 운영위원회’를 구성, 실증단지 운영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주민편의 제고 등 각종 이슈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우선, 다음달 중 과제 공고를 실시하고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과제 공고 내용에 대한 세부 설명에 나서게 된다.
참여 희망자는 10월 말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11월초 에너지 연구개발(R&D) 사업기획·평가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각 분야별 사업주관기관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11월말에는 협약 체결을 완료하고 1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증단지 인프라 구축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이날 치사를 통해 “실증단지가 한국이 스마트그리드 강국으로 나아가는데 확실한 디딤돌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세계 최대·최첨단 실증단지로서 새로운 기술이 테스트될 뿐만 아니라, 이종산업간 첨단 기술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고 이 같은 실증 결과는 우리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상용화와 수출산업화, 글로벌 표준 선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증단지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녹색성장의 체험관이 되고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를 표방하는 제주도에게는 또 다른 랜드마크이자 새로운 지역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