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전량 자체 조달하고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주택인 ‘그린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모건스탠리는 재생에너지 시장규모가 2030년에는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적어도 1조달러의 4분의 1이 그린 홈 시장 몫이라는 얘기다. 관련 기술의 응용이 무한해 시장 규모는 어디까지 커질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이에 각국은 새로운 시장 선점에 나서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은 이러한 에너지 효율 건물의 건설기술에서 선두에 서 있다. 독일은 일찍부터 환경의식이 발달한 국가로 1980년대부터 샤프뢸 주거단지, 아라메 주택단지, 킬 하세 등의 친환경 단지들을 건설하기 시작했으며, EU의 액션플랜 2020에 따라 유럽 전역에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를 보급하는 활동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패시브 하우스란 두꺼운 단열재 및 다중창 사용으로 자연상태의 태양 에너지 외에는 따로 난방이 필요 없도록 지은 주택으로, 연간 소비되는 단위면적당 난방에너지가 15㎾h/㎡ 이하에 그친다.
영국 또한 오래전부터 ‘그린빌딩’을 실현하고 있는 국가다. 1991년 영국 건축연구소에서 캐나다의 r-2000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브리암(BREEAM:BRE Environmental Assesment Methods)이라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를 만들어 체계적인 친환경 건축물 보급활동에 들어가는 한편, 런던 서튼지구의 베드제드와 같은 친환경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실제 프로젝트를 시행해 전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풍부한 일조량에도 불구, 태양광 발전이 전체 에너지 수요의 1%가 채 안 되자 태양광 발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향후 3∼5년 사이에 주택용 발전기기 가격을 현재(230만엔)의 절반으로 낮추고 태양열 발전 주택으로 바꾸는 사람에게 각종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줄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신축 주택의 70% 이상을 태양열 발전 주택으로 짓는다는 목표다.
이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는 2016년까지 220억달러를 투입,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180만평 규모의 탄소제로 도시 ‘마스다르시티’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충밍다오에 에너지 자급자족을 목표로 한 동탄프로젝트를, 덴마크는 도시 전체에 수소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H2PIA’ 프로젝트를 각각 추진 중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