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제주 흑우 복제 성공

 체세포 제공 제주흑우 씨수소(왼쪽)와 5개월 령의 체세포복제 숫송아지 ‘흑영돌이’의 8월 30일 모습.
체세포 제공 제주흑우 씨수소(왼쪽)와 5개월 령의 체세포복제 숫송아지 ‘흑영돌이’의 8월 30일 모습.

국내 연구팀이 멸종위기에 처한 제주 흑우를 처음으로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팀과 미래생명공학연구소(연구소장 김은영)는 제주흑우 ‘씨수소(Ranking 1)’를 체세포핵이식방법으로 복제에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제주 흑우는 한우와 달리 검정색으로, 옛부터 고기 맛이 우수해 고려시대 이후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올려졌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제주도에 400여 마리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복제된 흑우는 복제 대상인 흑우 씨수소 귀에서 떼어낸 세포를 핵을 빼낸 난자에 넣어 복제수정란을 만든 다음 대리모 소의 자궁에 수정란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복제 흑우는 모두 6마리가 임신됐는데 첫번째 복제소는 제왕절개를 통해 지난 3월 11일 태어났다. 박 교수팀은 복제 흑우 이름은 ‘흑영돌이’이며, 5개월여가 지난 현재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나머지 4마리는 태어난 지 수개월만에 폐사했고, 마지막 1마리의 복제소가 9월께 출산을 앞두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 전문업체에 의뢰해 복제 흑우와 씨수소의 친자감별 결과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세필 교수는 “복제 흑우 연구에는 모두 59마리의 대리모 소 자궁에 수정란을 이식해 6마리가 임신함으로써 10.2%의 임신율을 나타냈다”며 “복제수정란 배양과 이식 시스템 확립을 통해 우수 동물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