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정부에 2010년까지 재정 확장 정책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으며 정부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까지는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쓰지 않고 재정 확대와 금리인상 억제 등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희수 IMF 이사와 나석권 IMF 이사보좌관은 최근 ‘IMF 한국 경제 보고서’에 첨부한 성명에서 “한국 정부는 2010년 내에 재정 확장 정책을 거둬들이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다는 데 IMF 스태프와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는 IMF가 한국 경제에 대한 세부 지표와 실상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진정한 경기 회복을 위해선 재정 확장 정책을 적어도 2010년까지는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을 한국 정부가 사실상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성명은 수비르 랄 IMF 한국과장 등 총 5명의 연례협의단이 지난 6월 25일부터 13일간 방한해 한국 정부와 연례협의를 한 뒤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은행권의 단기 외채 회수나 부동산 대출 자제 등 미시적인 유동성 흡수 전략을 구사하되, 2010년까지 재정 확대와 금리 인상 억제 등을 지속하면서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쓰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희수 이사는 “한국 정부는 출구 전략과 관련해 언제, 어떻게 할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저금리 기조에서 너무 성급히 탈출하는 것은 회복세를 망가뜨릴 수 있고 너무 늦어도 문제가 있어 적합한 출구 시기를 고르기 위해 IMF와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존 립스키 IMF 수석부총재는 31일(미국 현지시각) 블룸버그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가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동안 펴 왔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서 서서히 손을 빼는 출구전략을 시작할 때 국가 간 조율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립스키 부총재는 “이러한 정책들은 조율을 거쳐 추진하는 것이 다른 국가들에 어려움과 비용을 수반할 수 있는 조율되지 않은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