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따돌리고 수출 1위 자리를 되찾은 반도체의 순항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위 회복이 당장 조선 수출의 급락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반도체의 견조한 수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만 해도 조선 수출의 절반에 그쳤던 반도체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명예를 회복한 것은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의 앞선 기술력과 원가경쟁력 덕분이다.
양사는 50나노 D램·40나노 낸드메모리 공정을 해외 경쟁 업체보다 한발 앞서 각각 도입해 수율을 개선함으로써 반도체 가격 급락에 따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메모리 생산 원가 구조를 헤치고 나아갔다. 특히 해외 경쟁사들이 투자 여력 부족으로 주춤하는 사이에 삼성·하이닉스는 차세대 DDR3 D램을 먼저 개발, 생산하는 등 고객의 잠재 수요를 조기에 끌어냈다. 삼성·하이닉스의 이러한 선행 기술 집중 전략 덕분에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는 흑자 기조를 지속,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다질 것으로 분석된다. 올 2분기 흑자 반전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3분기 흑자 폭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하이닉스도 3분기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기존 증설 투자를 통해 원가 경쟁 싸움을 벌였던 ‘치킨게임’에서 탈피, 좀 더 미세한 기술 공정으로 조기 전환해 비교 우위의 원가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전례를 보기 힘든 전 세계 경기 침체란 쓴 약이 되레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 보약으로 작용, 메모리 시장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로 다가가면서 세계 반도체 공급률이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우리 업체들에는 ‘순풍’ 격이다. 전 세계 시장의 D램 공급률은 3분기 3.4% 감소하고, 4분기에도 0.6% 감소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 전 세계 시장 공급률도 3분기 4.7%나 줄어들고 4분기에는 8%나 급감할 전망이다. 일부 공급부족 사태까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DR3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3분기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메모리 가격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인데다 특히 삼성·하이닉스의 지난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이 각각 34.1%와 21.7%로 시장점유율이 55.8%에 달해 수출 증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2년 동안 침체한 반도체 경기가 올해 들어 개선되고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며 “고부가인 DDR3 D램 수요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이진호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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