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EO들 "조직문화 혁신으로 도약"

삼성전자 CEO들 "조직문화 혁신으로 도약"

 삼성전자 양대 부문장이 경쟁력 우위 유지와 도약을 위해 조직 문화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반도체·LCD 등 치킨 게임에서 우위를 잡은 체질 혁신 효과를 이어가자는 메시지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DS부문장)은 1일 9월 CEO 메시지를 통해 “시황 회복 기회를 적극 활용해 경영 성과를 극대화하되 강도 높은 혁신으로 가격 하락이나 1000원대 환율에도 흔들리지 않는 체질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회의문화 혁신, 불필요한 잔업과 특근 방지, 자율출근제 도입 등 외형적인 근무 문화 혁신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더 창의적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일하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성 DMC(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즈)부문 사장도 “상당기간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남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강한 조직문화, 경쟁력 있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사장은 “성과에 이바지하는 임직원이 더 큰 혜택을 받도록 평가제도를 차츰 바꿔 나갈 것”이라며 “효과적으로 일하기(Work Smart)를 실천할 수 있는 근무 문화를 만들기 위해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지성 사장은 “냉소와 관망,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나부터 변화하고 실천하는 솔선수범의 미덕을 발휘해 달라”고 덧붙였다.

 강호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사장은 향후 2∼3년내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전쟁터’로 돌변할 것이라며 ‘퍼스트 원’ 전략을 강조했다. 강 사장은 1일 사내 방송에서 “대도약을 위해서는 남들이 가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는 개척자이자 모험자인 퍼스트 원이 돼 전략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퍼스트 원은 경쟁자가 모방할 수 없는 혁신으로 시장 경쟁 구도를 바꾸는 창조자”라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세계 경제가 바닥을 벗어나는 조짐은 긍정적이지만 환율 효과는 사라진 상태”라며 “경기 바닥 탈출론이 힘을 얻는 동시에 세계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서 긴축으로 정책을 바꾸는 출구전략을 구사한다면 경영 여건은 사실상 호전될 기미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를 추격해 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했다. 강 사장은 “우후죽순격으로 생산 설비의 증설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이 양안협력을 통해 대대적인 양산 투자를 단행하면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2∼3년내 전쟁터로 급변할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퍼스트 원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은 1일 9월 CEO 메시지에서 현재 불투명한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무기로 ‘경영 스피드’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박 사장은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하나인 ‘F1(포뮬러-1)’에 등장하는 ‘피트 스톱(Pit Stop)’을 예로 들었다. 피트 스톱이란 F1 경주중 타이어를 교환하거나 긴급 정비·급유 등을 위해 경주차가 피트에 들어와 정해진 자리에 정지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최고의 기술과 팀웍을 갖춰야만 피트 스톱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 스피드와 비유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사장은 “세계 최고의 팀들이 피트 스톱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7∼10초에 불과하다”면서 “그 중에서도 일류 팀은 평균 7.5초만에 피트 스톱을 마무리하는 마술을 펼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경영에 있어서도 제조·기술·개발·지원 등 모든 부문이 최고의 팀웍을 발휘해 해외 경쟁사들보다 빠른 시간내 피트 스톱을 끝내야 한다”면서 “조속한 시일내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만이 경영의 피트 스톱을 단축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서한·양종석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