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회사들은 최근 극심한 경제침체로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현대자동차는 이를 가장 완벽한 기회로 삼아 과거 일본차처럼 미국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도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에서 전체적으로 자동차회사들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오히려 최근 월간실적 발표에서 작년 실적을 넘어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작년 7월 3.6%에서 올해 7월 4.6%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자동차뉴스데이터센터(ANDC)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그룹의 판매실적은 국제적으로 올해 포드차를 제치고 4위로 뛰어올랐다. 포스트는 현대차가 1986년 미국에 첫발을 내디딜 당시 품질문제로 웃음거리가 됐던 과거의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이제는 많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격에 비해 살 만한 차가 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경기침체기에 맥도널드와 월마트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처럼 현대차도 가격경쟁력을 통해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존 크라프칙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A) 사장은 “경제가 어려울 때는 이름보다 실질적인 가치가 있는 제품이 선전한다”면서 “이런 상황이 현대차 본래의 강점을 더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또 이같은 현대차의 선전 이유를 가격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와 함께 현대차가 경제침체 와중에서 생긴 시장의 변화와 틈새시장을 찾아내는데 어느 회사보다 발 빠르게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너럴 모터스(GM)가 경영난으로 아카데미상 후원 광고를 못하게 됐을 때 현대차는 유일한 아카데미상 후원회사로 뛰어들었고 소비자들이 계속되는 침체로 차 사기를 꺼릴 때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겠다는 조건을 가장 먼저 제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는 다른 자동차회사들과는 달리 정부의 중고차보상 프로그램이 시행되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딜러들에게 중고차 보상금을 먼저 지급하겠다고 밝혀 판매를 늘리는데 중고차보상 정책을 적극 활용했다.
엘란트라는 중고차보상프로그램과 연계된 판매에서 5번째로 많이 팔린 차로 기록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현대차가 제네시스 출시로 미국에서 고급승용차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