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손님이 음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도록 알코올 측정기를 비치하고 있는 음식점을 볼 수 있다. 열쇠고리 모양의 휴대형 음주 측정기도 있다. 하지만 알코올 수치의 높고 낮음을 떠나 일단 음주를 했으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게 최상이다.
최근 음주 운전을 예방하기 위해 몸 안에 알코올 성분이 없다는 점이 확인돼야만 시동이 걸리는 차량 시스템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운전자의 입김에서 알코올이 감지되면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이른바 ‘음주 측정·시동 연동(Breathalyzer Ignition-inetrlock) 시스템’을 개발하고 테스트에 나섰다.
히노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은 알코올 감지 센서, 입김의 온도·습도 등을 감지하는 센서, 초소형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구성된 휴대형 기기로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차량의 적정 운전자인지를 사진으로 판독하고 센서를 이용, 음주 여부를 확인한 뒤 시동을 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측정된 알코올 수준이 기준치를 넘을 때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시동 장치를 잠글 수 있다.
또 판독한 내용과 운행기록계(태코그래프)는 내장된 메모리에 자동으로 저장돼 운전자가 차량 운행을 마친 후 차량 운영팀에서 PC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도요타자동차와 히노자동차는 이 장치의 상용화에 앞서 안정성과 정확도를 최종 점검하기 위해 이달부터 11월까지 석 달 동안 국토교통성의 공공업무 차량이나 운수업체를 대상으로 실증 시험을 하기로 했다.
이 장치는 개인용보다는 트럭과 같은 사업용 차량을 운영하는 운수업체나 업무용 차량 관리가 필요한 기관·기업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하지만 이 같은 첨단 기기를 이용한 사전 예방시스템이나 도로 단속도 운전자 스스로 음주 운전을 멀리 하려는 노력에 앞설 수 없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음주 운전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2만7000건에 육박했고 이로 인해 4만8500명이 다치고 969명이 사망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