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 "경영 바닥 탈출은 3분기"

국내 주요 상장사들은 경영 성과가 3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기업의 현 경제상황 인식과 향후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5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7월29일부터 8월4일까지 설문조사한 결과 경영 성과가 이미 바닥을 탈출했거나 현재 통과중이라는 답이 52.1%에 달했다.

연구소는 경기 동행지수순환변동치와 한은의 업황실적 경기실사지수(BSI) 등의 거시지표가 지난 2월에 저점을 기록한데 비하면 2분기가 늦다고 해석했다.

연구소는 “실물경기와 업황 개선이 안정적 회복 궤도에 이르지 못했다는 인식이 있고 더블딥(경기상승후 재하강) 얘기가 나오는데 따라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36.6%는 경영 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꼽았으며 내수부진(22.6%)과 수출부진(7.6%)은 그보다 적었다.

위기시 비상조치로는 경비절감(79.8%)과 임금동결.삭감(57.7%) 등 현금성 지출을 줄이는 것이 많았으며 설비투자 축소(27.3%)와 신규채용 동결.축소(25.7%)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조직개편(22.8%)과 사업축소.매각(8.2%) 등 사업구조나 체질 바꾸려는 노력은 미약한 편이었다. 연구소는 “비상경영 조치가 내수부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비상조치를 올해 말까지 원래대로 환원한다는 답은 36.3%에 그쳤으며, 그 중에 경비지출 정상화(35.8%)와 임금회복(33.5%)을 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는 답이 많았다.

현재 생산설비와 고용 수준이 적당하다는 응답이 3분의 2에 달했고 부족하다는 응답이 20.8%와 25.2%로 과잉(8.8%, 7.8%)을 웃돌았다. 하반기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 32.4%로, 축소(13.0%)보다 많았지만 비슷할 것이라는 답이 54.2%나 되기 때문에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올해와 같을 것이라는 답이 41.6%여서 내년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정도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신규채용 확대 기업은 19.2%로 축소(6.0%)보다 훨씬 많고 2010년에는 확대 32.2%, 축소 3.0%로 격차가 커지지만 전체적으로 같을 것이라는 답이 더 많았다.

연구소는 한국기업이 아직도 불안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투자와 고용이 회복되겠지만 속도가 느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와같은 보수적인 경영행태로 인해 투자 적기를 놓치고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으므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것을 검토해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