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코리아 5대 미래전략] 李 대통령 어록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 李 대통령 어록

 2일 열린 미래기획위원회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 회의에서는 IT에 대한 예찬이 이어졌다. IT특보 선임, 방송통신비서관을 방송정보통신비서관으로 확대하는 일련의 행보, 미래기획위가 이날 발표한 ‘제2의 IT시대’ 방법론을 듣다 보면 분명 청와대 내에서 IT위상은 전에 비해 달라져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회의장 벽면에는 ‘대한민국의 영원한 힘 IT’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IT는 고용을 줄인다’=집권 초기 이명박 대통령의 IT에 대한 인식과 발언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정보화 시대에 IT를 접하는 사람은 소득이 높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소득이 낮아져 빈부 격차가 벌어졌다(대통령과의 대화)’ ‘산업화 시대에 이어 정보화 시대를 거쳤지만 정보화 시대도 역시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녹색성장 신성장동력 보고대회)’는 발언을 연이어 내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런 기조는 이어졌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만났을 때를 포함해 ‘정보화는 고용을 줄이고, 빈부 격차를 키운다’는 발언을 했다. 전자신문에 이 내용이 나오자 ‘수출 주역인 IT산업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부부처에서는 ‘IT’란 용어가 금기시됐다.

 ◇‘녹색기술 가운데 IT가 있다’=이 대통령은 이날 미래기획위에서 ‘IT의 힘’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IT(업계)가 요즘 기가 죽었다고들 해서 이런 제목(‘대한민국의 영원한 힘 IT’)을 정한 것 같은데, IT가 힘이 작았던 적은 없었다”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IT의 힘”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IT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배경에는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해외에서 만난 정상들은 한결같이 우리나라 IT산업의 성공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 둘째 지난해부터 닥친 경제 위기를 IT를 통해 극복했다는 점, 셋째 IT인들 사이에 홀대론이 퍼지면서 지지도가 현저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더욱이 이 대통령이 지난 2분기부터 ‘이전 정부 유산이라도 좋은 점을 받아들인다’는 중도실용 정신을 강조하면서, IT산업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해졌다.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정보통신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IT기업인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의 중심에 녹색기술이 있고, 그 가운데에 IT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 이어 “IT는 녹색성장뿐 아니라 제철, 조선, 자동차 등과 결합돼 더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참석자들이 IT컨트롤타워 구축을 요청하자 그 자리에서 이를 승낙했다. 지난달 말 오해석 IT특보를 임명했다. 지난 5월에는 라디오 연설을 통해 소프트웨어·서비스·부품소재 분야의 중소기업 경쟁력을 경제 위기 극복 이후 대한민국 경제를 결정할 3대 요인으로 꼽고 중점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