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가 도입되면 무엇이 좋아지나
강재화 국토해양부 정보화통계담당관
“EA는 왜 도입합니까?” “그럼 뭐가 좋아집니까?”
전사적 아키텍처(EA)를 추진하는 담당자라면 아마도 이러한 질문을 수없이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못하고 우물쭈물해 본 경험이 적지 않다. 최근 EA에 대한 활성화가 각 기관은 물론이고 범정부적으로 화두다. ‘정보시스템의 효율적 도입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대부분 도입 중에 있다. 그렇지만 현재 이렇다 할 활용 사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왜 그럴까?
그간의 EA 추진을 반성해보고 도입 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과 활용방안과 사례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국가 정보화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는 주로 행정전산화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부처별, 부서별, 업무별로 전산화하여 잘 쓰면 되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각 분야에서 정보화 요구가 급속히 증가하였고 투자도 대대적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체계적이지 못한 투자로 2000년대 들어오면서 중복개발, 상호운용 미흡, 비효율적 자산관리 등 많은 문제점이 대두되게 되었다. 이러한 정보화추진의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정보기술아키텍처(ITA)가 검토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2005년 12월 법으로 제정되어 도입이 의무화되었다. 즉, EA는 정보화 추진상 나타나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이었다.
EA 도입시 고려해야할 사항으로는 목적, 범위, 예산, 추진체계, 추진절차, 활용체계 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러한 고려사항 중 도입 목적의 명확화가 가장 중요하다. “EA 도입은 왜 합니까?”란 CEO의 질문도 도입목적에 대한 질문인 셈이다. 법적으로 도입하게 되어 있으니 도입하는 것이라는 답변은 곤란하다.
“우리 조직이 정보화를 추진하면서 이러한 문제점과 어려움이 있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EA를 도입하는데, 법적으로도 도입하게 되어 있다”라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보화 추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많은 EA 기능 중 우리조직의 정보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찾아내야 한다. 도출된 기능들 중 중점적으로 우선 적용하고자하는 사항들을 명확히 정의하고 추진하여야 한다. 즉, 도입목적을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도입 목적은 조직의 형태, 정보화 추진방법이나 문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도출되어야 한다. 조직의 형태도 기획형, 집행형, 혼합형(기획+집행) 등으로 구분되어 조직의 미션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EA가 가지는 속성에 따라 그동안 제시된 많은 기대효과가 나타나겠지만 그 많은 기대사항들이 목적이 되어서는 어느 하나도 이루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기획형 조직의 경우는 투자효과, 품질, 비용, 투자리스크 등의 투자효율화(ROI)와 법제도 준수, 업무와 IT정렬, 적시성, 의사결정지원 등의 IT정렬(Alignment)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집행형 조직은 투자효율화는 물론 공동활용, 포트폴리오관리, 상호운용성 등의 자원활용 능력향상과 중복방지, 유연성, 이식성 등의 인프라 체계화에 관심이 많다. 또한 혼합형 조직은 투자효율화, IT정렬, 인프라체계화 등과 더불어 IT로드맵, 복잡성 관리, 진화 관리, 통합체계 관리 등의 IT통합(Integration)에도 관심이 많다.
조직의 정보화 추진방법이나 조직의 문화도 검토 대상으로 중요한데 이는 IT 거버넌스와 관계가 많기 때문이다. 정보화를 총괄하는 조직에서 정보화 생애주기(Life-Cycle) 전반에 대하여 관리하고 통제하는 IT거버넌스가 확립되지 않은 조직이라면 조직의 정보화추진 관련 마인드도 부족한 조직 문화가 형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EA를 무작정 도입하기보다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제도적인 IT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화 생애주기 전반에 대하여 정보화총괄 즉, EA를 추진하고자하는 부서에서 주도적으로 관리 통제할 수 있도록 규정 등을 제정해 제도화 해야한다. EA도입 후에 관련 제도를 만들어 적용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이를 제정, 적용한 후 EA도입 후에 활용을 위한 체계로 전환한다면 자연스럽게 조직에 적용될 수 있다.
관련 제도화와 더불어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EA의 필요성과 활용효과 위주의 교육이 선행되어 거부감을 제거함은 물론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조직에서 EA를 도입하면서 이들을 간과하다보니 전산업무 담당자들만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정보화 생애주기 전반에 많은 관련자들이 있다. 정보화사업의 기획, 타당성 검토, 예산 편성, 발주, 관리, 감리, 검수, 평가, 유지보수 등의 업무에 대부분의 조직원들이 관련되어 있다. 활용체계는 많은 관련자들이 자신의 업무처리나 의사결정 시 아키텍처에 따라 비즈니스와 IT가 연계된 전사적자원을 전사표준으로 저장돼 있는 정보들을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체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사용자 별로 어떤 의사결정을 하고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시스템화하여 적시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국토해양부는 그간 정보화통계담당관실에서 정보화 생애주기 전반에 대하여 총괄적으로 관리·통제를 하고 있는데 EA도입 전에는 담당자의 노하우와 수작업에 의존하여 어렵게 관리하고 통제하였다. 이후 EA가 구축됨에 따라 시스템에 의한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 졌다. 최근 “EA활성화가 안 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하여 대부분이 “아키텍처 정보의 현행화가 안돼 이용을 못한다”는 답변을 많이 듣는다.
EA는 대부분 수년에 걸쳐서 정의되고 구축되어야 하므로 모든 것을 다 개발해 놓고 활용을 생각하기 보다는 구축되어 있는 부분만이라도 우선 활용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행화가 안된 부분은 기존 방식에 따라 수작업에 의하더라도 우선 적용을 시도해 봐야한다. 그렇게 해야 문제점도 도출되어 EA의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속히 많은 우수 활용사례가 다수 나와서 정부기관은 물론 공공기관끼리 공유함으로써 국가EA도 완성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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