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경기침체로 상표출원 감소가 예상됐던 올 상반기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출원한 상표(마드리드시스템을 통한 국제상표 출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오히려 30% 가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럽연합(EU) 국가를 중심으로 한 외국 기업들의 국내 상표출원은 20% 이상 감소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3일 특허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 기업이 국제상표출원으로 지정한 해외 총 국가수는 876개국으로 지난해 동기(687개국) 대비 2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상표출원 국가수는 지난해 연말부터 급감, 올해 1월 최저(81개국)로 떨어진 후 회복세로 돌아서 6월에는 356개국으로 대폭 늘어났다.
국제상표 출원은 곧 해당국의 수출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같은 국제상표출원 증가추세는 수출 증가와 연결될 수 있다.
지난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207), 미국(178), 일본(142), 유럽연합(97) 순으로 국제상표를 출원해 해외시장을 공략했으며 업종은 자동차부품, 반도체·휴대폰 등 IT 전기전자, 의료, 조선분야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기업의 우리나라에 대한 마드리드 국제상표 출원은 올 상반기 34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487건에 비해 무려 22.2%나 감소했다. 특히, 전기전자(-34%), 방송·통신서비스업(-63%), 연구개발·디자인서비스업(-46%), 교육서비스업(-41%)분야의 출원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 이후 국제상표 출원 동향에서 나타난 우리 기업과 외국기업의 대응은 극히 대조적이다.
우리 기업들은 어려운 여건에도 올 1월을 기점으로 국제상표출원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높인 반면, 외국 기업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국제상표 출원 감소 기조를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국제상표 출원은 해외수출을 위한 선행 단계이자 외국시장 공략의 필수무기이므로 우리 기업의 국제상표 출원 증가 추세는 해외 수출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국제상표 출원은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더해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