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 퍼터 교체의 당위성

[묵현상의 골프세상] 퍼터 교체의 당위성

 비제이 싱처럼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퍼터를 바꾸는 것이 좋다는 주장과 타이거 우즈처럼 한번 사용하던 퍼터를 절대로 바꾸면 안 된다는 주장이 병존하는 곳이 골프계다. 연습량이 부족한 아마추어 골퍼는 여러 종류의 퍼터를 시험해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어느 날은 왼쪽으로 당기고, 또 어느 날은 오른쪽으로 밀릴 정도로 퍼팅 스트로크가 안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볼의 진행방향에 정확히 수직으로 퍼터 헤드를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퍼팅 스트로크 습관에 따라 어느 퍼터를 사용하는지가 한 라운드에서 다섯 스트로크를 줄이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중계 방송을 자세히 보면 상당수의 남자 프로선수는 핑·앤서나·스카티 카메룬 류의 T형 퍼터를 사용하는 반면에 LPGA에서 활약하는 여자 프로선수는 오디세이 투볼 퍼터 스타일의 퍼터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라기보다는 그 선수들이 주로 플레이하는 그린의 스피드 때문이다. PGA 선수들의 플레이하는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미터 기준으로 10∼12피트가 되지만 LPGA 대회가 열리는 골프코스의 그린 스피드는 대개 8피트다. 여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빠른 그린에서는 T형 퍼터가 유리하고 보통 스피드의 그린 혹은 느린 그린에서는 투볼 스타일의 퍼터가 유리하다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 즉, 부드럽게 쳐야만 하는 빠른 그린에서는 T형 퍼터가 유리하고, 약간 힘을 줘서 때려야 하는 그린에서는 투볼 스타일의 퍼터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가 플레이하는 그린은 빠른 그린일까 느린 그린일까. 정답은 자명하다. 한국의 아마추어 골퍼가 플레이하는 그린의 속도는 6∼8피트밖에 안 되기 때문에 투볼 스타일의 퍼터가 T형 퍼터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연습량이 많아서 자기가 사용하는 퍼터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는 프로선수들과 아마추어 골퍼는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종류의 퍼터를 고집하는 것은 쓸데없는 아집에 불과하다. 금전적인 여건이 허락한다면 지금 여러분이 사용하는 퍼터를 다른 종류의 퍼터로 바꿔보시라. 다섯 스트로크를 더 칠 수도 있고, 다섯 스트로크를 줄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만약 퍼터를 바꾸고 퍼팅 수가 늘어난다면 원래 퍼터로 돌아가면 되고, 만약 퍼팅 수가 줄어든다면 새 퍼터를 믿고 꾸준히 사용해 보자. 퍼팅 수가 줄어들었다면 새 퍼터와 내 스트로크가 궁합이 잘 맞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