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여개 기업과 12만명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G밸리.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IT벤처의 메카면서 수많은 기업이 이곳에서 꿈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계획 없이 단시간 내 기업들이 한 곳에 모이다 보니 부작용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다. G밸리가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하고 기업 활동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으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1=입주기업들이 가장 불편을 호소하는 것은 지역 내에서 사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G밸리에는 바이어가 묵을 수 있는 호텔이 없으며 전시회나 각종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컨벤션센터도 없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구로구에서는 가리봉 균형발전 촉진지구라는 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다.
‘카이브시티’라는 이름의 이곳은 33만2929㎡ 면적에 호텔·컨벤션센터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며 아파트 등 공동주택 5360채도 공급된다. 기업 수가 늘어나는 만큼 불편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기에 체계적·단계별 로드맵을 가지고 카이브시티가 빠른 시일 내에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2=G밸리 내에는 치안시설과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198만1552㎡의 면적에도 불구하고 G밸리 외곽에 경찰지구대가 3곳밖에 없어 여성근로자는 밤 늦은 퇴근길을 걱정하며 불안에 떨어야한다. 여기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도 없어 20·30대 젊은 여성근로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3=입주기업 근로자들의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극장·공원도 G밸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삭막한 아파트형 공장만이 즐비한 이곳을 젊은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것도 업무가 끝난 후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또 녹지가 부족해 점심시간에도 야외에서 휴식을 취하기 힘들다.
4=G밸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봤을 일이지만 건물 찾기도 만만치 않다. 에이스·대륭·벽산 등 대부분 건설사 이름이 건물 이름에 들어가 있어 우편물 배달에 혼란이 가중되는가 하면 건물을 찾다가 회사 방문하기도 전에 지치기 일쑤다.
5=지방에서 상경한 근로자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기숙사 형태의 주거시설도 필요하다. 아파트형 공장에는 소규모 기업이 많기에 독자적인 기숙사 시설을 갖추기 어려워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G밸리 주변에 필요한 상황이다.
6=G밸리를 관리·감독하는 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와 구로구청·금천구청 관계자들의 애정어린 관심도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산업단지 내에 있어도 이들 기관들의 노력에 따라 기업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오히려 기업 활동에 방해만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는 물론이고 IT집적단지의 현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지식과 친기업 마인드는 담당자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요소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