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국내 기업용 컴퓨팅 역사상 처음으로 기간 시스템을 유닉스서버에서 메인프레임으로 교체한다.
3일 비씨카드는 기간계 시스템을 유닉스에서 메인프레임으로 교체하는 내용이 포함된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자로 LG CNS와 한국IBM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비씨카드는 오는 2011년 초 가동할 예정인 차세대시스템의 기간 서버를 현 유닉스 운용체계(OS) 계열의 HP 알파서버에서 메인프레임으로 바꾼다.
비씨카드는 IT인프라를 일제히 교체하는 빅뱅 방식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위해 지난 두 달여간 서버 선정작업을 벌여왔다. 비씨카드는 기술 부문을 포함한 종합평가를 거쳐 메인프레임 기반으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비씨카드는 당초 한국후지쯔의 메인프레임을 써왔지만 지난 1997년 유닉스로 전환했다. 이후 유닉스 기반 시스템에서 최근까지 운용해왔다. 비씨카드 측은 이달 우선협상자와 본계약을 마치고 다음 달 본격적으로 차세대 구축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뉴스의 눈
비씨카드가 한국IBM을 차세대시스템 구축 파트너로 낙점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보안 등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 고속·대용량 메인프레임이 또 다른 전기를 맞이할 것인지에 쏠렸다.
그동안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서버로 전환한 국내 기업은 많았지만 반대로 개방형시스템인 유닉스에서 메인프레임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투자규모가 큰 대형 서버 시장의 속성상 당장 메인프레임 도입을 촉발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메인프레임의 인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비씨카드의 결정은 국내 대형 서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내 서버시장에는 메인프레임을 유닉스서버로 교체할지 혹은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의 고민은 넘쳐났으나, 유닉스서버를 메인프레임으로 전환하는 사례는 없었다.
비씨카드 측은 기간서버를 메인프레임으로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안정성과 가용성 등을 꼽았다. 김진호 비씨카드 IT기획부장은 “6년간 총소유비용(TCO)과 비즈니스 조건과 안정성과 가용성, 운용관리의 효율성 등을 종합해 IBM의 메인프레임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IBM 입장에서는 경쟁사의 다운사이징 공세를 딛고 메인프레임 신규 사이트 확보라는 숙원을 이뤘다.
1990년대 들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유닉스 시스템 출현으로 입지가 위축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메인프레임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개방형 시스템 환경 요건을 강화하면서 개방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점도 메인프레임 회귀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강석영 한국IBM 금융사업본부 전무는 “유닉스 대비 시스템 설치 공간을 85%까지 줄일 수 있으며, 메인프레임 한 대로 1500대의 x86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는 유연성과 뛰어난 보안성이 메인프레임으로의 회귀를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한국HP는 고객사이트를 경쟁사에 빼앗긴데다 그간 전개해온 메인프레임 윈백 영업의 역공을 받았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이호준·이경민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