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심부름을 수행하는 서비스로봇 경진대회인 ‘로봇 그랜드챌린지’가 끝내 완주팀을 내지 못하고 3년만에 종료된다.
“409호로 가서 나를 찾아 이 리모컨을 찾아 오세요.” 지난 2일 포항지능로봇연구소에는 인간의 육성명령을 받는 서비스로봇기술을 경쟁하는 제 3회 그랜드 챌린지 대회가 열렸다. 로봇이 미션을 완수하려면 인간의 명령에 따라 승강기에 올라타서 정해진 방에서 물건을 갖고 20분내 출발점으로 돌아와야 한다. 1, 2회 대회는 우승팀이 없어서 매년 상금 1억원은 다음해로 이월되면서 3회 대회는 무려 3억원의 우승상금이 걸렸다.
주최 측인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올해는 우승팀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총 10개 참가팀 중에서 각종 기계적 문제로 실제 경기에 들어간 팀은 4개에 그쳤다.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단 연합팀의 ‘시로스’는 승강기를 찾아서 버튼을 누르고 특정방에서 물건을 갖고 돌아오는 과정을 38분 45초 만에 완주했다. 시간제한인 20분을 초과하고 찬스를 5회 사용하여 공식적 임무 수행에는 실패했다. KAIST에서 출품한 ‘비스트로’는 승강기를 타고 목적지층까지 갔지만 하차시 승강기 문에 충돌하며 고장이 발생해 중도 포기했다. 참가팀들은 완주팀이 못나온데 아쉬움을 표했다.
김문상 프런티어 지능로봇 사업단장은 “미션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항법, 비전, 음성인식 등 여러 로봇기술이 워낙 난이도가 높아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올해 로봇그랜드챌린지를 끝으로 내년부터 더 개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승상금으로 책정된 3억원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포스코측에 반납하게 됐다.
염영일 포항지능로봇연구소장은 “로봇 그랜드챌린지는 국가 로봇기술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새로운 형식의 첨단로봇대회를 추진할 예정이며 기업, 정부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