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의 ’스타’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다. 이들 블루칩(대형 우량주)의 움직임에 증시가 일희일비했다. 하지만, 한꺼풀 들춰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의 후광을 받는 2등 업체, 즉 옐로칩들이 그에 못지않은 두각을 보였다. IT와 자동차 업종이 삼성전자와 현대차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삼성과 LG, 현대차 그룹별 ’3인방’이 급등세를 주고받으며 전체 증시를 이끌고 있다.
◇ 9개社 시가총액 증가분, 전체의 절반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119조2천471억원에서 8월 말 231조7천792억원으로 112조5천321억원(9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576조8천875억원에서 829조2천161억원으로 252조3천286억원(43.7%) 늘었다. 이들 9개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의 44.6%를 담당한 것이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보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성장세가 더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71% 늘어나는 동안 삼성SDI는 169%, 삼성전기는 168% 급증했다. 몸집이 거의 세배로 불어난 셈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기아차의 시가총액이 181% 늘어 현대차(168%)를 압도했다. 현대모비스의 증가율도 133%에 달했다.
LG그룹에서는 LG화학 시가총액이 134%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이어 LG전자(91%), LG디스플레이(76%) 순이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증시를 주도하는 블루칩이 랠리를 보이면 이어 코스피 엘로칩, 중소형 부품주 등으로 매기가 확산되는데 그런 과정에서 관련 종목이 동반상승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52주 신고가는 기본…기록 행진
최고가 기록은 이들 종목의 독무대다. 52주 신고가는 기본이고 상당수 종목이 역사적 고점을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79만9천원으로 마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80만원을 찍었다. 다음날인 2일 삼성전자가 조정을 받자 이번에는 삼성전기가 9만9천100원으로 최고가를 냈다. 장중에는 10만1천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을 넘기도 했다.
이날 삼성SDI도 지난 2004년 3월 기록한 17만5천원에는 못미치지만 15만8천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냈다.
LG화학의 상승세도 눈부시다. LG화학은 2일 최고가인 19만7천500원까지 올랐다. LG전자는 1일 14만8천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내면서 역사적 고점인 16만4천원에 한걸음 다가갔다.
현대차 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14만7천원, 8월28일)에 이어 현대차(11만5천원, 지난 2일)가 차례로 고점을 달성했다.
기아차도 1만8천원선으로 오르며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다만, 2006년 1월 고점 2만8천원과는 격차가 있다.
◇ ’IT.車+녹색’ 트랜드 주도
최근에는 IT와 자동차에 신환경 개념을 접목한 녹색테마 부문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LG화학과 삼성SDI는 자동차용 2차전지 부문에서, 삼성전기는 발광다이오드(LED) 부문에서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이들 종목이 제휴의 폭을 넓히는 점도 주목된다. 시너지를 통해 장기적으로 주가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LG화학과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차량을 위한 리튬이온 배터리팩(모듈)의 개발과 생산을 전담하는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LCD 패널의 상호 구매ㆍ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같은 업종을 영위하는 대기업 간에는 첫 상생모델이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는, 정부의 신성장동력 프로젝트에 따라 지능형 차량용 반도체 칩셋 개발과제와 지능형 배터리 센서 적용 자동차 반도체 개발과제에 참여한다.
앞서 4월에는 현대모비스가 삼성전자ㆍ삼성전기 합작법인인 삼성LED와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 자동차 헤드램프용 LED와 모듈의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세중 팀장은 “장기적인 주가상승을 위해서는 자동차와 IT 업종에 녹색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상승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