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09`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감성(感性)에 호소하는 홍보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개막해 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1천250여 개 업체가 참가했지만,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업체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꼽히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윤부근 사장이 2006년 최지성 사장과 지난해 박종우 사장에 이어 삼성전자 CEO로는 세 번째로 개막식의 기조연설을 맡아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윤 사장은 `디지털 휴머니즘`이란 주제로 감성에 호소하는 연설을 해 자리를 가득 메운 청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윤 사장은 귀여운 모습의 클레이 인형이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작된 영상을 배경으로 "내가 태어난 곳은 섬이었다. 당시 그 섬에선 우리 집에만 전화가 있었는데, 누구에게 전화가 오면 달려가 알리는 게 어린 내가 하는 일이었다"는 말로 청중의 감성을 자극했다.
삼성전자가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연결편의성(Engagement)을 설명할 때는 할아버지의 생일을 TV와 연결된 휴대전화, 컴퓨터, 디지털액자 등으로 온 가족에게 알리는 모습을 부각시켰다.
핵가족화한 유럽 사회에 디지털이 따뜻한 가족 간의 사랑을 전파하는 훌륭한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TV 디자인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클레이 인형 모습의 남편과 아내가 등장하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왜 TV 디자인이 하나같이 같은가라는 아내의 호통에 혼쭐이 났다"는 말로 청중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LG전자의 강신익 사장도 개막 전날 개최한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베를린 장벽의 붕괴, 월드와이드웹(WWW)의 개발 등을 담은 동영상을 배경으로 화면과 테두리의 `경계`를 없앤 신제품 `보더리스 TV`를 소개할 때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강 사장은 외신기자 500여명을 상대로 경계의 소멸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보더리스 TV`를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기업을 알리는 단계는 지났다고 본다"며 "이제는 자연스럽게 소비자들과 제품을 이어줄 수 있는 감성 마케팅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