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글로벌 LCD TV 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라선 LG전자가 TV 시장의 지존(至尊)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LG전자 강신익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장)은 4일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 LCD TV 부문의 1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경쟁을 본격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애초 2011년부터 1위 경쟁에 나서겠다는 보도자료를 냈었다. 그러나 강 사장은 간담회 현장에서 “2011년이 아니라 내년부터 당장 나설 계획이다. 지금도 판매량, 이익률, 브랜드에서 모두 1위인 업체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말은 현재 1위 업체인 삼성전자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해석돼 글로벌 LCD TV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대 전자업체 간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
강 사장은 구체적으로 “LCD TV를 내년에 2천500만대 판매해 시장 점유율을 17%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PDP TV를 올해보다 80만~90만대 늘어난 400만대를 팔아 LCD TV를 포함한 평판 TV 전체로는 2천900만대가량을 파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강 사장이 내년 LCD TV 판매 목표로 잡은 2천500만대는 올해 판매 예상치(1천700만대)보다 47%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디스플레이가 추산한 올 2분기의 LCD TV 시장 규모는 총 2천812만대이고, 이중 삼성전자가 19.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와 소니가 각각 12.6%와 11.4%의 점유율로 2, 3위를 기록했다.
LG전자는 가전.멀티미디어 전시회인 ‘IFA 2009’에서 이번에 선보인 보더리스 LCD TV를 이달부터 세계 시장에 내놓고 ’리브 보더리스(LIVE BORDERLESS)’를 주제로 한 광고와 이벤트 등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이 제품은 테두리와 화면의 경계를 없앤 게 특징으로, LG전자는 이 디자인을 LCD TV 전제품군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강 사장은 “올해 하반기 마케팅 비용은 상반기의 2배가량 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그는 “하반기 수익성은 약간 낮아졌지만 괜찮은 수준”이라며 “매월 TV 판매량도 150만~200만대 정도인데 제품 판매량이 늘면서 이익도 꾸준하게 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강 사장은 소니와 샤프 등 일본 경쟁업체들이 올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디지털 시대의 의사 결정에 관련된 속도의 차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완벽을 추구해왔던 일본 업체들이 속도가 중요한 디지털 시대에 의사 결정 과정이 지연되면서 사업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환율효과에 대해 강 사장은 “우리 제품은 90% 이상 해외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보다는 달러-현지 통화 환율에 더 영향을 받는다”며 “지금은 달러 약세 기미가 보여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