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특별기고-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https://img.etnews.com/photonews/0909/200909070062_07114243_371578107_l.jpg)
요즘 등산을 하거나 도로상에서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들고 본인의 위치를 확인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자동차에 부착하던 내비게이션이 손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인터넷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다음·네이버·구글 등의 지도서비스도 경험해 볼수록 매력적이다. 종이지도 이용이 줄어들고 인터넷에 의한 지도이용이 일상화돼 가는 시대다.
이처럼 공간정보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위치정보를 제대로 알면 초행길인 서울의 김 서방 집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심지어 그가 살고 있는 동네에 집들이 어떻게 들어서 있는지, 교통정보와 도로 및 뒷산의 형태까지도 인터넷으로 미리 확인해볼 수 있게 됐다.
공간정보가 왜 이렇게 실생활 속에 깊숙이 스며들었을까. 우리가 사는 자연환경과 경제·문화 등 대부분 인간 활동이 시간·공간 정보에 기초한 지리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다루는 정보의 70% 이상이 위치와 관련돼 있으며, 디지털정보의 80%가 공간정보라는 통계도 있다.
따라서 공간정보기술이 발달할수록 가상공간 안에 현실 환경과 똑같은 세계를 구현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교육, 환경, 교통, 관광, 금융, 도소매 유통, 부동산, 물류, 건설, 도시계획, 재난·재해관리, 국방, 문화 등 무궁무진한 융합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무한한 미래 가능성 때문에 공간정보는 지식정보화시대를 이끄는 인프라가 될 것이다. 고속도로와 같은 기반시설이 산업화시대를 견인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시간과 공간, 지식을 부의 심층기반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공간정보는 우리와 같이 국토가 좁은 나라에서 국토의 한계를 극복해 보다 밀도 있고 넓게 국토를 활용하는 핵심 기반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와 잘 접목하면 공간정보산업도 고부가가치를 낳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시킬 잠재력이 충분하다.
공간정보산업은 공해를 유발하지 않고 천연자원도 투입되지 않아 클린산업으로서 갖는 의미도 크다. 타 산업의 탄소 배출량도 저감시켜, 공간정보를 활용하면 유통이나 건설 등 기존 산업에서 15∼20%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지속가능한 발전모델로 지향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과도 잘 어울리는 셈이다.
또 세계 공간정보 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23%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공간정보 관련 직업군이 가장 빠르게 일자리가 증가하는 3대 직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21세기 국가의 경쟁력은 국가가 보유한 ‘정보자원’에 있다는 판단 하에, 각 부처에서 구축한 ‘공간정보’를 범정부적으로 연계·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공간정보인프라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연계·통합한 지리, 해양, 산림, 문화재, 농지 등의 ‘공간정보’를 4대 강 살리기, 고속철도 건설, 산업단지 조성 등에 활용해 공기단축이나 원가절감 등 국책사업의 효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또 2차원의 전자지도를 3차원으로 구축하는 등 공간정보인프라 수준을 높여 각종 재난과 재해방지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정보의 효용성을 증대시키고, 국민과 기업에는 고품질의 공간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공간정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공간정보산업진흥법’을 제정했고, 내년부터 ‘공간정보산업진흥 5개년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R&D 투자 확대, 진흥기금 확보, 창업자금 지원, 유통체계 개선 및 해외진출 지원 등 공간정보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방안이 담겨 있다.
국토해양부는 9일부터 ‘디지털 국토’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한 ‘2009 디지털 국토엑스포’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사흘 동안 개최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국민들은 GIS, 지적, 측량, 해양 분야의 기술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우리나라 공간정보산업 발전의 현주소와 미래를 전망해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chungceo@mlt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