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중소형 IT부품업체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 점유율 상승, 원가경쟁력, 수율 개선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이들의 실적 랠리에 관심이 집중된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네패스, 디지텍시스템, 아이엠 등 주요 IT부품업체에 대한 실적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패스는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2%, 35% 증가한 2317억원, 27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로부터 휴대폰 디스플레이구동칩(DDI:Display Drive IC) 후공정 물량을 신규로 수주했기 때문이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네패스는 올해와 내년에 전자재료 부문에서 20% 이상 고성장할 것”이라며 “중장기 실적 전망이 좋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밝혔다.
디지텍시스템 역시 하반기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 분기 대비 51%와 117% 증가한 440억원과 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분기는 휴대폰 제품의 성수기고 삼성전자의 터치스크린 휴대폰 비중이 높아져 디지텍시스템의 출하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외에 광학모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엠은 자사의 DVD 광픽업이 일본의 대기업 소니와 산요의 경쟁을 물리치고 지난 2분기 세계 시장점유율 37%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최근 독일 국영 연구소와 의료기 상용화 양해각서를 교환하는 등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증권사들의 추천 종목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부품주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원화약세 기조가 기반을 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업체의 원가경쟁력은 환율 효과로 인해 2005년 대비 일본 업체보다 30%, 대만 업체보다 17%나 강화됐다. 자연스럽게 원재료비 등 변동비의 비중이 낮고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IT부품산업 가동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네페스의 경우 올해 초반 40%대에 머물던 범핑 분야 가동률이 2분기에는 70%를 넘어섰고 현재 8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가경쟁력과 높은 가동률 외에도 공정 노하우 축적에 따른 수율 개선 등이 IT부품업체 실적 랠리에 영향을 준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마법 같은 효과를 발휘하면서 부품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전방 산업의 개선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