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디자인 스토리] 마농탄토의 컨셉트로봇](https://img.etnews.com/photonews/0909/200909090029_09100652_1232290838_l.jpg)
나는 평소 사람들이 ‘로봇답다’는 말을 할 때 의문을 던졌다. 사람처럼 이목구비를 갖추고 두 발로 걸어다니거나 금속성 목소리를 내야만 로봇다운 것일까. 과연 로봇다움이란 무엇인지, 인간과 조화를 이루는 로봇은 무엇인지 디자인 측면에서 되짚어 보고자 마농탄토 스튜디오에서는 금속성의 기계장치를 벗어난 컨셉트 디자인 2종을 제안했다.
집 앞 꽃밭에 하얗게 피어올라 가슴 설레게 하던 꽃 카라. 마농탄토 스튜디오에서 제안하는 로봇은 마치 한 송이 카라 꽃이 핀 듯한 형상을 띠고 있다. 부드럽고 감각적인 곡면은 자연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투명함과 깨끗한 컬러감은 순수한 카라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정형화되고 딱딱한 기존 로봇의 형상에서 벗어나 더욱 부드럽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으며, 인간과 환경, 인간과 로봇, 로봇과 환경의 관계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디자인에 초점을 두었다.
첫 번째 로봇은 대형 박물관, 전시장에서 몸이 불편한 이들의 이동을 돕고 정보를 제공하는 투어 가이드 로봇이다. 그 형상이 마치 활짝 핀 꽃과 같다고 해 ‘The Bloom’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전시장 내에서 가고자 하는 곳을 클릭하면 그곳으로 자동으로 이동하고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전시품의 이해를 돕는다.
두 번째 로봇은 ‘Like one of Flower’라는 이름의 인포메이션 로봇이다. 이름 그대로 마치 한 송이 꽃 같은 디자인의 이 로봇은 대형 서점에서 직접 이동해 책 위치를 안내하는 로봇이다. 찾고자 하는 도서명을 입력하면 그곳의 위치를 알려주고, 필요시에는 그곳으로 직접 안내해준다. 국내 대형 서점에서 충분히 도입할 수 있는 로봇 컨셉트라고 판단된다.
로봇은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지만 아직 디자인만큼은 인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던 마농탄토의 컨셉트 로봇 디자인은 앞으로 국내 로봇 디자인이 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박천호 마농탄토 대표 manon@manonta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