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 장기 IT비전으로 ‘정보화촉진기본법’과 ‘IT839’를 꼽을 수 있다.
정보화촉진기본법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면 IT839는 우리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를 제시했다.
정보화촉진기본법은 1986년 만든 전산망법이 기반이됐다. 과거 통신·방송·영화·케이블TV 등 각각 다른 법과 제도·정책에 따라 별도로 관리했으나 영역이 점차 허물어지면서 이를 대처할 새로운 제도적 틀이 필요했다.
법은 정보화의 촉진과 정보통신산업의 기반 조성, 정보통신 기반의 고도화를 기본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정부 내에 분산된 정보화 관련 기능을 통합 조정했다. 정보화촉진 및 통신산업 진흥 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할 기구로 정보화추진위원회를 설치, 범정부적 차원에서 정보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 초고속정보통신 기반을 조기에 구축하고 공공·민간 부문의 이용을 활성화하는 각종 시책을 두었다. 초고속망 사업자 승인제도를 마련해 민간 부문의 참여를 활성화할 것도 명시했다. 이와 관련, 각종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보화촉진기금을 설치, 운영하도록 했다.
IT839는 정보통신부가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기치로 내세우고 펼친 정책이다. 참여정부 출범 초반 국가 경제의 성장 잠재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래 IT먹거리 창출’과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한 새로운 IT산업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IT839전략은 IT산업의 가치사슬에 따라 8대 신규 정보통신 서비스를 도입·활성화해 3대 유무선통신·방송·인터넷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9개 첨단 기기와 단말기·소프트웨어·콘텐츠 산업을 동반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그려졌다.
8대 신규 서비스는 휴대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WiBro)와 고품질 이동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DMB), 그리고 통신·방송·건설·가전 및 솔루션 등을 결합한 홈 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다. 또 센서 기술인 전자태그(RFID), WCDMA서비스 등이 있다.
3대 첨단 인프라에는 광대역통합망(BcN)과 u센서 네트워크,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인 IPv6가 포함된다. 당시 정부는 광대역통합망 구축을 통해 67조원의 민간투자 유발효과와 111조원의 통신·방송장비 시장에서 생산유발효과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9대 성장동력으로 △차세대 이동통신 △ 디지털 TV/방송 △홈 네트워크 △IT SOC △차세대 PC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디지털콘텐츠 △텔레매틱스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선정했다.
IT839는 ‘서비스→인프라→신성장동력’으로 이어지는 각 부문의 개념과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는 한편, 8-3-9 부문간 연계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일부 품목을 조정해 ‘u-IT839 전략’으로 수정되기도 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