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IT코리아2.0-8대 신성장 장비 육성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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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발광다이오드(LED)·2차 전지·태양 광 등 주력 산업 분야의 장비 자립화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장비 육성에 본격 나섰다. 산업 생산 사슬(재료·부품 → 장비 → 완제품·서비스) 중 완제품과 부품소재 산업에 초점을 두고 펼쳐 온 우리나라 산업 육성 정책에 변화의 기류가 생긴 것이다. 완제품·부품소재에 비해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장비산업을 본격 육성하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8월 말 ‘신성장 동력 장비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 ‘8대 신성장 동력 장비’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방향을 제시했다. ‘8대 신성장 동력 장비’란 반도체·디스플레이·LED·태양 광·바이오·의료·방송·네트워크 등 장비이다. 정부는 지원책을 통해 8대 신성장 동력 국산 장비의 평균 국산화율을 현재 30% 수준에서 2013년께 50% 달성하고 2018년 70%선 까지 끌어올리는 등 장비 산업 강국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가 장비 산업 분야를 눈여겨 보는 것은 이들 산업의 기술력 및 국산화율이 크게 미흡, 주력 전방 산업의 원가 경쟁력 및 생산성 향상 등에 부담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일례로 장비 평균 국산화율은 반도체 장비 약 20%, LED 장비 20∼50%, 디스플레이 장비 약 30% 등에 그치는 등 우리나라 전방 산업 위상에 비해 장비 산업 입지가 매우 취약, 전방 산업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8대 신성장 장비 시장은 원천기술·노하우가 집중한 일본·미국·EU 등의 소수 기업들이 해당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R&D 역량이 부족한 국내 장비 기업은 고부가가치의 장비 시장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미국·EU·일본 등 선진국은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급 장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중국·대만·인도네시아 등 후발국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저급 장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즉, 국산 장비 기술경쟁력은 선진국대비 55%∼90%, 국산 장비 가격경쟁력은 후발국 대비 70%∼95% 수준에 머물러 ‘샌드위치코리아’ 위치에 놓인 셈이다.

 국내 장비 업계의 이같은 환경은 무역 적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 8대 신성장 동력 장비의 무역 적자가 2008년 80억 6000달러에서 2013년 113억1000만달러로 지속적으로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교체 수요가 매우 큰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용장비 등의 무역적자는 쉽사리 해소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향후 10년간 약 2조원 규모의 107개 신성장 동력 장비 기술 수요에 대응하고 개발 장비의 상업화를 위해 수요자 연계형 R&D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본격화한다. 또, 글로벌 톱 수준의 장비 기업 육성을 위해 맞춤형 자금지원, 핵심인력 양성, 수출시장 개척 등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연구 기관·장비 업체·수요 업체 공동의 네트워크(정책협의회)를 출범·운영, 개발장비의 신뢰성·인증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장비의 국산화율이 낮은 탓에 반도체 장비 산업의 경우 그 과실을 외국계 기업이 상당 부문을 가져가고 있다”며 “소자 등 제조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정부의 장비산업 육성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반도체 장비 제조 기술을 토대로 LCD·태양 광 장비 개발이 이뤄질 정도로 장비 산업은 파급 효과가 크다”며 “장비를 해외 수출 전략 품목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