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 열린 ‘그린코리아 2009’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석학과 고위 공무원·기업인 등 녹색성장 관련 VIP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 각국의 그린 정책과 세계적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이 세계 녹색성장 주도”=김형국 녹색성장위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1년전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기준을 공표했고 그 근간에는 생태학적 현대화 이론이 있다”며 “한국이 녹색성장을 주도하고 선발주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행사 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탄소배출 감축과 관련해 “국회의 기후변화특위를 통해 대안 확정에 정당성 얻을 수 있다”며 “기업과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전문성과 역량을 믿고 따라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 관계, 안보에서 녹색으로”=기조강연자로 나선 폴라 도브리안스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 선임연구원은 “기후변화 대응은 에너지 안보의 증진,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미국은 한국과 같은 동반국가와 더불어 청정에너지 기술개발, 경제성장 촉진 및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에너지시스템으로 전환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의 마련 등을 고려해야 하며 에너지 효율적인 방향으로 지역사회를 개발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안보 증진 및 경제 성장 촉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T산업, 녹색이 희망”=‘녹색성장을 위한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 발표자로 참석한 표삼수 KT 사장은 “그린 ICT 솔루션 시장은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연평균 70%에 달하는 성장세가 예측된다”고 말했다.
표 사장은 “ICT와 제품을 경영과 산업설비에 이용하면 최대 97%에 가까운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며 “그린 ICT 분야는 초기에는 에너지 최적화를 위한 ICT 산업의 탄소배출량 절감 노력을 위주로 추진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그린 ICT는 점차 에너지 소비의 효율화를 위한 ICT 솔루션의 활용 및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으로서의 그린 ICT 산업이 활성화되는 3단계의 진화로 전개될 것이라고 표 사장은 덧붙혔다.
표 사장은 또 “ICT 산업계는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가량을 점유하고 있어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린 산업의 모습을 띄고 있다”면서도 “최근 정보 데이터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관련 설비의 증설이 폭증해 에너지 소비의 급격한 증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표 사장은 “ICT의 노력은 ICT 사업의 그린화는 물론이고 ICT와의 융합을 통한 타산업계의 그린화를 포함하고 있다”며 “ICT를 이용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소비하게 지원함으로써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론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녹색기술, 필연적 흐름=박찬모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녹색기술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인해 환경보호와 경제 성장이 선순환되는 전략적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기술 융합과 이를 기반으로 한 녹색 성장은 단기적 정책 이슈가 아닌 필연적인 흐름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동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은 “우리나라는 녹색성장 추진을 위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총 107조원 수준의 재정이 소요될 전망이며 녹색성장 5개년 계획 추진을 통해 이 기간 182조∼206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 및 총 156만∼181만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욱 환경부 차관도 “환경산업 활성화를 위해 10대 환경 기술 및 10대 환경 산업을 선정해 집중 개발 및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아마노 마리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차장은 “경제위기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지연되서는 안되며 장기적으로 탄소세와 경매를 통한 배출량 할당 및 배출권 거래 시스템 도입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