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세상을 바꾸는 힘, 뉴IT-생활속의 IT, 따뜻한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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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7일 청와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전자정부 사이트,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 메일과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옥션이 제대로 접속되지 않았다.

 해커는 10여 개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 비정상적인 트래픽을 발생시켜 접속 중단과 서비스 장애를 일으키는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감행했고 우리 사회는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1차 공격이 발생한 7일부터 DDoS 공격용으로 악용된 뒤 컴퓨터(PC) 내 데이터 손상 사고까지 사건 발생 후 15일까지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사회는 얼굴없는 범인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저 몇 개의 사이트가 접속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그로 인한 피해는 수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였다. 사람들은 접속되지 않는 인터넷 사이트로 인해 업무는 물론 민원, 금융거래, 쇼핑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한 모든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각종 서류는 관공서에 가면 되고 금융거래는 은행에서, 쇼핑은 가까운 백화점이나 마트 등 모두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스며든 IT의 편리함 때문에 일시적인 혼란을 경험했다. IT가 공기나 물처럼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대로 반영한 사건이었다. IT는 공공서비스에서 교통, 문화, 통신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하고 있다.

 ◇생활의 패턴을 바꾸다=인터넷이 등장한 지 4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발적으로 모여 공동 작업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지혜를 모아 ‘위키피디아(Wikipedia.org)’란 백과사전을 만들고 자신이 제작한 음악이나 동영상을 유튜브(www.youtube.com)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또 자신이 만든 게임이나 각종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앱스토어(www.apple.com/iphone/appstore)에 내놓고 판매를 시작했다. 수입도 꽤 짭짤한데다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어 만족도도 높다.

 기부도 인터넷으로 한다. 모아둔 포인트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거나 온라인 선거 운동에 힘을 보태 지지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까지 한다. 국가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인터넷의 협업은 놀라운 속도로 증가한다.

 노무현·김대중 대통령 서거시 많은 사람들은 사이버 분향소에서 분향을 하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 속보는 물론 유명인들의 이야기는 뉴스보다 ‘트위터(twitter.com)’에서 빠르게 전파된다. 대량 생산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산업 사회는 대규모 참여와 협업에 기반한 창조와 혁신의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디지털 라이프로=독서의 계절 가을이면 공원 벤치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모습이 생각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선 종이 책장을 넘기는 대신 스크린을 터치하고 있는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이 내놓은 전자책 단말기 ‘킨들’이 누적 판매량 80만대를 넘어섰다. 국내에선 지난 7월 삼성전자가 시장에 참여했으며 최근 아이리버도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고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아날로그의 감성이 남아 있던 책 시장까지 IT의 영역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전자책은 종이 책의 내용을 디지털 형태로 저장해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첨단 기기다. 검은색과 흰색 잉크를 적절히 섞어 화면을 띄우는 전자잉크 디스플레이 덕에 디지털 문자를 읽을 때도 종이 책을 보는 것처럼 눈이 편하다.

 경영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세계 전자책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억달러였으며 2013년 89억달러로 예상돼 연평균 37.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디지털 휴머니즘의 시대로=IT를 활용한 우리 생활의 변화는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향후 10년 안에 자동차에 적용될 IT는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동차는 스스로 도로에 설치된 자동 교통 안내시스템과 접속해 규정속도는 물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달릴 것이다. 이 같은 IT의 발달의 근간은 인간을 향해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적인 소비자가전전시회 IFA 2009 개막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휴머니즘’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윤 사장은 “IT가 발달하면서 디지털 제품은 사용이 편리하고 효율성이 높지만 인간 본연의 가치 추구와 감성적인 측면은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며 “복잡한 제품 매뉴얼 없이도 인간의 오감을 바탕으로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해 첨단 디지털 기술에 인간 본연의 가치와 감성을 불어 넣는 디지털 휴머니즘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어린이 안전·고령자 구급 IT로 지킨다

유괴 사건과 실종 등 강력 범죄가 늘어나는 현대 사회에서 IT는 안전 지킴이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고령자의 위급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무선통신을 통해 구급을 요청하는 등 따뜻한 IT가 본격 상용화에 들어간다.

 서울시는 ‘어린이가 행복하고 안전한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신도림 및 신학초등학교 주변의 등하굣길 주요 동선에 10월까지 ‘u서울안전존’을 구축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 연차적으로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서비스 대상자도 부녀와 노약자 등 사회 취약계층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u서울안전존은 초등학교 주변에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CCTV나 전자태그 기반의 개별 안전시스템을 통합해 어린이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게 목적이다. u서울안전존은 평상시 주기적으로 부모가 자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유괴나 실종 등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등하교 알림 서비스는 물론 자녀의 현재 위치,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가 안전 존을 벗어나면 서울시 안전포털에 연계된 이동통신사업자의 전국 위치추적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노약자·장애인을 위한 따뜻한 IT도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식경제부는 90억원을 들여 낙상 등과 같은 고령자의 위급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무선통신을 통해 구급을 요청하는 휴대폰(낙상폰), 고령자의 약 복용 스케줄 관리를 통한 복용 안내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 약상자를 개발 중이다. 또, △초음파 센서를 통해 무선으로 장애물 여부, 거리정보를 진동 및 음성으로 전달하는 시각장애인용 보조 장치 △심전도 측정 센서와 무선통신을 이용하여 이상 징후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심전도폰 등 IT와 BT를 결합한 다양한 기술을 상용화해 2011년까지 실생활에 보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