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는 러시아의 자동차회사로 스카우트되면서 예전 회사의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전 GM대우 연구원 황모(43)씨와 정모(43)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GM대우를 퇴사하고 러시아 자동차회사 타가즈(Tagaz)의 한국법인인 타가즈코리아로 옮긴 이들은 퇴사 당시 라세티의 설계도면 등 GM대우의 자동차 개발에 관한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황씨는 2006년 10월에 GM대우를 퇴사한 뒤 곧바로 타가즈코리아에 입사해 신차개발 총괄책임을 맡았고, 2008년 초 정씨를 타가즈코리아로 영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GM대우를 퇴사하기 직전 자신의 컴퓨터에 있던 엔진과 부품설계도, 기술표준문서 등 자동차 기술 관련 파일 6천여 개를 외장형 하드디스크로 내려받아 빼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유출된 파일들이 타가즈코리아로 넘어가 올여름 러시아에서 출시되고 있는 배기량 1400∼1600㏄급의 준중형차를 개발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라세티를 복제한 것으로 알려진 이 차는 지난 4월께 러시아에서 열린 한 모터쇼에 C100이라는 이름으로 출품됐지만 아직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시판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러시아로 빼돌려진 핵심기술이 다른 곳으로 2, 3차 유출됐는지 알 수 없으며, 따라서 피해 규모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GM대우는 지난해 라세티 프리미어를 출시하면서 2002년 개발된 라세티의 국내 시판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동유럽과 인도 등지에 GM의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