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올해 초 부품(DS)과 세트(DMC), 양대 부문으로 재편한 투톱체제가 큰 역할을 했다.
양대 부문 제품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수직 계열화를 통해 시장 대응력을 끌어올린 투톱체제는 삼성의 위기관리 DNA가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지 여지없이 증명했다.
특히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반도체·LCD가 동반 적자에서 탈피한 것으로 나타나자, 증권가를 비롯한 시장은 ‘왕의 귀환’으로 평가했다.
반도체 부문은 2분기 2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 전 분기 6700억원 적자에서 확실히 탈피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 3년여간 진행된 글로벌 치킨게임에서 확실한 우위를 증명했다. 경쟁 메모리 업체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D램과 낸드 시장에서 모두 선도적인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와 DDR3 등 차별화된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2분기 D램 시장에서는 역대 최고치인 35.9%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는 경쟁사들이 적자 확대에 따른 투자 부진으로 고전한 가운데 선도적인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 온 삼성과의 초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기에 3분기 들어 글로벌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전망은 더 밝다. 올 3분기에는 1조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은 최고 경영진의 과감한 선제 투자, 인재 확보 및 양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꾸준히 이어지고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동반 육성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데서 나온다. 또 모바일, 그래픽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 적극 진출, 차별화 전략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도 효과를 발휘했다.
LCD 부문은 2분기 흑자폭이 1500억원으로 가장 적지만, 2002년 이후 7년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지킨 것은 물론이고 표준화 경쟁에서 앞서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올해 초 대만 등 대부분의 경쟁업체가 경기 부진으로 가동률을 낮추고 공급을 줄이는 가운데 시장 회복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경쟁업체보다 최소 1개월 이상 앞서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올 4월 LCD 월 생산량 1000만대를 최초로 돌파한 데 이어 6월에는 1125만대로 매달 기록을 경신했다. 그 결과 2분기 41억5010만달러 매출로 시장점유율 27.8%를 기록, 1위를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3분기에도 삼성의 LCD 출하량 증가율이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는 등 선전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초슬림 패널 경쟁력 강화와 함께 LED TV용 패널을 최초 양산하는 등 시장 선점 효과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