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은 휴대폰 시장에서 인텔과 같은 기업이다. 인텔이 PC 프로세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전세계 23억대에 달하는 휴대폰이 ARM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ARM은 칩을 설계하지만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대신 제휴 관계를 맺은 기업에게 아웃소싱을 맡기는 독특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지난 23년 간 ARM이 생산한 총 프로세서의 수는 100억개 정도다. 인텔 경우 10억개에서 20억개 정도의 CPU를 생산했다. ARM이 이처럼 모바일 시장에서 인텔과 같은 존재가 된 건 바로 저전력 기술에 있다. ARM은 1990년 출범 당시부터 저전력에 기반한 기술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다. 회사 창업 후 작성된 문서를 보면 ARM의 강점이 잘 나타나 있다.
전직원의 70%가 엔지니어로 구성된 ARM은 창업 이래 지금까지 반도체를 작게 만들고 성능은 높이는 동시에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 첫 출시 제품에 비해 현재 제품은 무려 800배의 전력 절감과 500배의 크기 절감을 달성하기도 했다.
전세계 10억대의 PC를 하루 9시간 구동했을 때 소모되는 전력은 9만5000메가와트(MW)에 이르지만 ARM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23억개의 휴대폰이 소모하는 전력은 하루 100메가와트에 불과한 점은 ARM의 저전력 기술의 우수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모바일(휴대폰, 스마트폰) 시장 95% 점유
디지털 카메라 70% 점유
프린터 60% 점유
2008년 40억개 프로세서 출하
현재까지 모바일 프로세서 100억개 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