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바꿔 놓을 산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봐왔던 일들이 불과 몇년, 몇십년 후면 우리 곁에 실제 펼쳐진다. 산업 구조와 형태도 지금과는 판이할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IT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기술· 산업적 변화를 분야별로 하나하나 짚어 본다.
◆자동차 + IT = 자동차는 소프트웨어(SW)가 주행과 안전, 엔터테인먼트를 모두 제어하는 지능형 기기로 급속 전환하고 있다. 미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기구가 아니라 반도체, 통신, 방송, 네트워크, SW 등 첨단 IT 요소가 모두 들어간 플랫폼 성격을 강하게 띨 것이다. 방송통신 유합서비스, 인포테인먼트가 입체적으로 결합된 디지털 라이프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현대자동차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 구축한 ‘차량 IT 혁신센터’에선 벌써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차량용 워크테인먼트(Work+Entertainment) 서비스 플랫폼은 차량단말과 개인 PC 및 스마트폰을 동기화해 차량내에서 실시간으로 e메일 업무나 고속 데이터통신 기반 음악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차량용 통신시스템, 음성인식, 차세대 차량항법 등의 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달라진 자동차의 모습과 기능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선 + IT = 조선의 디지털화는 야드(작업장)에서 선박내부, 지능형 항해시스템까지 입체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미 선박 조립장인 야드는 초고속 무선통신망으로 촘촘히 관리되며, 블록구조물의 운행 및 공정이 실시간으로 체크되고 있다. 미래 선박은 선박자체가 유무선 신경망인 SAN(Ship Area Network)으로 연결되고 여기에 수천, 수만개 센서와 제어기들이 연결돼 원격제어를 받게 된다. 광대역 유무선 네트워크 및 각종 센서 연동기술을 기반으로 선박 항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게 되며, 선박의 각종 센서 및 장치들을 원격에서 유지보수하고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환경이 구축된다.e네비게이션에 대응하는 첨단 항행장비(지능형 자가 선박 운항시스템)로 차세대 항해 관련 기술을 선도할 수 있게 되며, e네비게이션과 관련된 직접 시장만 5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초 고부가가치시장을 선도하는 효과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 IT = 국민누구나 원하는 위치에서 희망하는 의사의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온다. 유비쿼터스 의료서비스는 IT와의 융합을 통해 인류가 이뤄낼 바이오혁명이다. u헬스의 활성화는 앞으로 국민들에게 편리한 의료서비스 제공, 보건의료 비용의 절감등 다양한 혜택과 산업전반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일반인이나, 환자, 장애인, 노약자들은 가정이나 의료기관에서 유무선의 다양한 통신망을 활용한 u헬스시스테으로 주기적인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언제 어디서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우리나라가 앞선 IT기술력을 바탕으로 구축한 디지털병원(Digital Hospital)은 독자적으로 구축한 디지털 의료,네트워크, 관리시스템을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유망분야다. 디지털병원은 원내 각종 의료정보기기를 연동해 네트워크화함으로써 환자진료 및 병원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게 된다.
◆의류 + IT= 아날로그시대의 의류가 추위와 창피함을 피하는 도구였다면, 미래의 의류는 직접 생활을 즐겁고 안전하게 만드는 스마트 기능을 수행하는 쪽으로 바뀐다. 의류 고유의 감성적 속성은 유지하면서도 IT, NT, BT, ET 기능을 입체적으로 담은 스마트 의류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 의류는 환경이나 인체의 자극에 대해 감지 또는 반응하는 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의류내에 각종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섬유신기술이 담기게 되며, 다양한 디지털장치들을 내장함으로써 미래 라이프스타일이 요구하는 필수적인 디지털기능을 직접 수행하거나 돕게 된다. 스마트 섬유는 입을거리 그 자체로의 기능도 수행하게 되지만, 최첨단 산업용 소재로서도 활용가치가 높다. IT기술 접목을 통해 우리가 먼저 유비쿼터스 섬유 수요를 선점한다면 제2의 섬유산업 르네상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기계+ IT= 굴삭기도 서로 네트워킹하는 시대가 열린다. 개별 굴삭기들의 가동시간과 가동추이, 고장 종류, 원인·소모품 사용현황, 교환 주기, 위치 정보들을 관리자는 하나의 모니티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PC를 활용해 장비의 작동 여부를 조작할 수 있고, 운전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기계상태 등을 알려줄 수도 있다. 그야말로 생각을 가진 굴삭기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굴삭기엔 위성과 통신할 수 있는 안테와와 통신단말기, 장비제어 유닛(MCU)도 탑재된다. 안테나는 GPS 위성과 통신해 위치정보를 기록하고, 장비 상태 및 가동현황, 정확한 위치 정보를 다시 상용위성에 보낸다. 위성이 받은 데이터는 중앙관제센터 서버로 직접 전송된다. 전세계에서 움직이는 굴삭기와 현재상태가 중앙관제센터를 통해 한눈에 파악되고 제어될 수 있는 것이다.
◆건설+ IT= 녹색건축(Green Building)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건설산업은 GDP대비 15.4%로 단일산업으로선 가장 큰 비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IT와는 여전히 가장 거리를 두고 있는 산업이다. 이 건설산업이 IT와 만나야하는 이유는, 지구온난화 난제와 직결돼 있다. 지금과 같은 탄소배출이 많고, 에너지소비가 많은 건설과 건물 운영으로는 더이상의 장래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 건설과 IT 융합의 가장 위력적인 모델은 건물 에너지 운영 제어기술(BEMS)에서 찾을 수 있다. BEMS는 실내환경과 에너지 성능의 최적화를 도모하기 위한 빌딩관리시스템을 장비 혹은 시스템의 가동상태 및 에너지 소비량을 수집해 이의 적절한 평가를 거쳐 최적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찾아내 실현하는 기능을 발휘한다. 앞으론 건물 조차 지능을 갖고, 모든 실행 조건을 제어받게 되는 것이다.
◆ 국방+ IT= 민간이 넘볼 수 없었던 국방 영역에도 IT융합의 바람이 거세다. IT기술을 활용해 가상전장 환경을 구성하고, 부대, 무기체계 등에 의한 전투를 수행하는 디지털 전술훈련은 이미 군에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미래 네트워크 중심전(NCW:Network Centric Warfare)에선 정찰감시-지휘통제-정밀타격체계의 통합 전투력 발휘를 위해서는 대용량 전술정보가 고속으로 오가는 전술통신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국방 로봇을 기반으로 하는 지상무인 전투체계는 미래 전력의 핵심이라 할수 있다. 다중센서 기반의 자율주행 및 다중표적의 획득지능화 등 무인전투체계 관련 기술의 개발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려는 노력도 펼쳐지고 있다. 기존 무기체계 뿐 아니라 무인항공기(UAV) 등의 기술도 빠르게 독자화, 고도화되고 있다.
◆ 항공 +IT= 항공산업은 기계,전자,소재,정보통신 등 첨단 과학기술이 유기적으로 융합돼 운영되는 대표적인 융합산업이다. 미래 항공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항공기 임베디드시스템으로 꼽힌다. 항공기 임베디드시스템은 조종사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와 항공전자장비로 구성된 시스템 일체를 의미한다.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는 기술력으로 인해 한계가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난관을 뚫고 우리 항공기 임베디드시스템 개발 기술은 T-50 고등훈련기 양산형 및 수출형에 적용할 수 있고, F-16 항공기 성능개량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향후, 처세대전투기 및 공격형 헬기, 민간항공기, 무인항공기, 함정무기체계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 IT= 미래의 전력망은 온실가스 배출은 최소화하면서 소비자 중심의 전력서비스가 가능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G20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로 지정됐을 뿐 아니라, 제주도 실주거세대와 결합된 실증단지가 구축되는 등 전세계적으로도 스마트그리드 전환에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IT기술을 기존 전력망 체계에 융합하는 것과 함께, 나중에 IT와 가전 등의 전체적 변화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양방향성 IT혁명’으로 일컬어진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의 지능형 원격검침시스템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등 선도국가로서의 기술력과 활용기반을 두루 갖추고 있다. 국제표준형 디지털변전소를 갖추는 작업도 가장 앞서 달리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상용기술 표준화를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로봇 + IT= 독자적인 시스템 형태로 움직여왔던 감시·경계시스템이 빠르게 네트워크화하고 있다. 감시로봇간 결합 및 시스템 연동을 통해 보다 폭넓은 기능과 활동 영역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감시 장비 및 로봇을 연동시키고, 환경 적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네트워크 기술과 지능형 통합·통제 SW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IT기술 기반의 사회안전로봇은 기존의 수동형 감시·보안시스템에 능동적 지능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사회안전로봇시스템에 활용된 기술을 바탕으로 시각인지, 능동형 이동이 가능한 로봇시스템 개발로 나아가는 것이 미래 목표이기도 하다. 미래 본격적인 로봇시대에 대비해, 이들 로봇을 콘트롤하고 제어할 수 있는 로봇SW 플랫폼을 만들고 먼저 상용화하는 기술적 노력도 필요하다.
이진호기자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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