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사람들은 관광지 매표소에서 종이 입장권을 별도 구입하지 않는다. 그 대신 칩이 내장된 카드나 휴대폰을 이용해 다운로드 받은 입장권으로 입구에 세워진 전자게이트에 대기만 하면 바로 입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새로운 변화가 금융권에서 불고 있다. 전자금융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알아보자.
◇현재 전자금융 어디까지 왔나=금융결제원의 인터넷뱅킹용 공인인증서 발급 수(1인당 1개만 발급)는 6월말 기준으로 1463만개로 3월말의 1430만개보다 2.4% 증가했다. 또 2분기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는 일평균 기준으로 2690만건으로 1분기에 비해 1.9% 늘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 이용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국내 금융기관들과 이동통신사가 제휴해 서비스하고 있는 금융칩 기반의 모바일뱅킹 서비스이다. M뱅크(SK텔레콤), K뱅크(KTF), 뱅크온(LG텔레콤)은 누구나 안다. 이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통해 잔액을 조회하고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적외선(IrFM)과 무선주파수(RF)를 이용해 결제도 할 수 있다.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 심지어 자판기 등에 부착된 수신기와 교신을 하여, 동전 없이도 커피, 음료수 등을 마실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모바일뱅킹 이용건수는 164만건으로 전분기대비 16.1% 증가했으며, 이용 금액은 2474억원으로 2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뱅킹의 이용패턴을 보면, 조회서비스 이용건수가 137만건으로 전분기대비 14.8% 증가했고, 자금이체서비스 이용 건수 및 금액은 27만건과 247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각각 23.4% 및 25%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금액기준으로는 0.5%에서 0.9%로 증가했다. 6월말 기준으로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수는 99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금융거래법, 보다 친(親)IT적으로=전자금융을 이용하는 고객이 나날이 늘어가면서 관련 법안도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과거 IT를 단지 금융의 수단이라고 치부했을 때는 관련 규약조차 나와있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과 IT가 뗼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자 정부는 부랴부랴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생각해 법안을 고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한 것은 그 시작이다. 해킹 관련 전자금융사업자 등의 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법적인 분쟁 시 이용자가 더욱 유리해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상법 등에 준용해 은행이나 증권사가 책임을 져야 하긴 했지만 이젠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됐기 때문에 금융사업자 책임이 더욱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은행권은 ‘수사권이 없는 은행에 무과실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며 법률 통과를 막겠다는 방침으로 한바탕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새롭게 뜨고 있는 전자금융은=최근 모바일 증권거래가 HTS 못지 않은 기능과 편리함으로 무장하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모바일 증권거래는 기본적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데다 최근 높은 사양의 스마트폰이 속속 출시되고, 통신요금 부담도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그 동안 단순히 오프라인 주문이나 HTS 거래를 지원하는 보조수단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1∼2%대에 머물러온 모바일 증권거래 비중이 향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모바일 거래수수료는 영업단말과 HTS 중간 정도로 대우와 현대, 굿모닝신한증권이 0.19%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비싸고, 키움과 미래에셋, 동양종금증권 등이 0.1%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삼성증권은 0.15%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하나대투증권이 0.015%로 파격적인 수수료를 내놓으며 시장에 불을 붙이고 있다.
◇차세대 전자금융 모습은=미래 디지털금융은 홈 네트워크 시스템, IPTV, 모바일 등 다양한 디바이스와 은행 내부시스템이 연계돼 ‘생활 속의 u금융 서비스’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u금융서비스는 유비쿼터스 기술과 금융이 결합된 서비스라고 간단히 정의할 수 있으며,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라 e뱅킹, m뱅킹 등 인터넷과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현재 전자금융서비스의 진화된 형태다.
전문가들은 순수 온라인 은행이 설립될 것이며 전통 은행은 직접 창구에서 대면하지 않는 채널을 거쳐 디지털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현금이나 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화폐 활성화도 진행된다는 의견이다.
백승은 LG CNS 엔트루컨설팅사업부문 금융그룹장은 “미래에는 금융사 간 개발상품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IT인프라를 공유하며 상생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IT를 활용해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채널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보안카드
모바일뱅킹이나 인터넷 뱅킹사용시 꼭 필요한 것이 ‘보안카드’다. 급하게 이체하고 싶을때에 플라스틱 보안카드가 주머니에 없어서 아쉬워했던 사람들이라고 하면 최근 SK텔레콤에서 출시한 금융다이어리 서비스에서 이러한 불편사항을 해소할 수 있다. 이미 비슷한 기능이 PDA 프로그램이나 아이팟 애플 등에서 많이 선보여 왔지만 휴대폰 사용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다.
모바일 뱅킹과 연계된 보안카드를 한번만 입력하면 쉽게 조회가능(해당 요청번호만 입력하면 보안번호가 자동으로 화면에 보여짐)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플라스틱 보안카드를 항상 들고 다니는 불편사항을 없앨 수 있다.
특히 휴대폰 고유기능중에서 멀티테스킹키(아래의 표시화면키)를 활용하면 모바일뱅킹을 하다가 빠져 나오지 않고 바로 멀티테스킹키(사전에 금융다이어리를 VM을 등록해 놓으면 더 편하다)를 클릭하여 바로 금융다이어리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기타 ‘금융다이어리’ 기능 중에는 휴대폰의 SMS를 자동으로 불러와서 저장하거나 검색하고, 신용카드승인내역만 자동으로 검색하여 사용내역 및 합계금액을 제공하는 기능을 포함하여 생활에 꼭 필요한 기능들을 쉽게 메모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음력생일이나 제사 등을 한번 입력해놓으면 자동으로 양력일자로 체크해주는 기능도 과거 PDA 사용시 많이 애용했던 기능이다.
◆한국 금융IT로 세계를 바꾼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얼마 전 중국 금융IT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의 2대 IT 기업 중의 하나인 파운더 그룹과 차세대시스템 및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 분야에서의 중국 공동진출 및 상호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파운더 그룹은 하나은행에서 성공적으로 개발, 운영 중인 차세대시스템의 기술을 도입해 하나아이앤에스와 함께 중국의 은행 산업 부문에 적용시킬 계획이다. 또한 하나아이앤에스는 차세대뱅킹시스템은 물론 중국 내 금융 및 기록물 보관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동양시스템즈는 지난 7월 중순 베트남 IT서비스기업인 HPT사와 자본금 10억원 규모의 IT서비스 합작사인 동양HPT하이테크(약칭 TY-HPT)를 설립, 운영에 들어갔다. 올해 초 베트남 대표 증권사인 베트 캐피탈(Viet Capital)증권사에 이어 최근 PSI증권사에도 증권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실적을 거두고 있다.
향후 동양시스템즈는 TY-HPT사를 통해 기존 솔루션 제품이외에도 선물·옵션 관련 파생상품, 자산운용, 등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베트남 증권IT시장에 공급함으로써 베트남 증권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베트남 금융 IT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코스콤은 한국거래소의 IT시스템 구축 경험을 살려 거래 시스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발주된 말레이시아거래소의 채권시스템(Electronic Trading Platform)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말레이시아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한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거래소에 이미 세 번째 프로젝트를 제안 중에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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