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세상을 바꾸는 힘, 뉴IT-황시영 현대중공업 CIO

[창간27주년]세상을 바꾸는 힘, 뉴IT-황시영 현대중공업 CIO

 “현재 조선 시장은 선박 종류나 크기를 넘어 점차 세부 기능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같은 값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선박 수주의 관건이 된 것입니다. IT융합은 이러한 조선 시장의 섬세한 변화에 대응하는 최적의 요소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전산부문 총괄중역(CIO) 황시영 전무(57)는 첨단 고부가가치화로 대변되는 현 조선 시장의 변화 속에서 “IT 융합이 조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국내 조선업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 등을 지적하며 “IT융합을 통해 이러한 벽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현대중공업 CIO를 맡으며 황 전무가 가장 고민했고 실천하려 했던 점은 바로 이러한 조선 현장 근무 및 관리자의 IT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는 일이었다. 황 전무는 “조선 현장에는 빠르게 변화 발전하는 IT를 도입해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단지 무엇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부족했을 뿐이다. 현대중공업 현장에는 바로 이러한 IT에 대한 벽을 넘어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현 정부 차원에서 제조+IT융합 정책이 쏟아지기 이전부터 그가 ‘가치혁신’이라는 말로 조선과 IT의 융합을 주창해 왔다는 사실이다. 황 전무가 생각하는 가치혁신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이에 적응해 부분적인 변화가 아닌 전체적인 새로운 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IT가 초기 개인의 업무를 편하게 하던 것에서 능률 향상을 목표로 조직의 업무 혁신을 도왔다면, 이제는 새로운 변화를 가능케 하는 혁신의 도구로 다가오고 있다”며 “능률 차원에서 기존 업무의 변화를 주장하고 IT도입을 외칠 때면 갸우뚱하던 현장 관계자들도 전혀 새로운 환경 속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의 모습을 제시하면 오히려 이를 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IT융합은 IT접목 차원을 넘어 바로 이러한 새로운 환경을 제공하는 형태로 현장에 다가갈 때 빠르고 깊게 그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황 전무의 조선 현장 속 IT융합에 대한 고민은 현대중공업의 IT환경을 크게 바꿔놓았다. 그가 맡고 있는 전산부문은 현장은 물론 지원부서 차원에서도 그 위상이 대폭 높아졌다. 디지털쉽야드와 스마트쉽, U세이프티로 대표되는 현대중공업의 첨단 IT융합 사업은 현재 황 전무가 총괄 지휘한다. 현대중공업 전산부문은 현장을 돕는 지원 역할 뿐 만 아니라 야드의 디지털화와 선박의 첨단화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하게까지 된 것이다.

“과거와 달리 전산부문으로 얘기되는 IT전반에 대한 투자가 10배나 많아졌습니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장비와 조직이 통합되는 등 IT와 관련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계 1등 조선소로서 기존의 가치를 더 높이고 실질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래의 기술 뿐 아니라 생산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우리의 IT융합 노력은 2050년까지 조선업 세계 1위를 지켜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