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부품 3개사중 1곳 `재무부실`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업계가 생산과 가동률을 회복해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재무구조 면에서 전체의 3분의 1이 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산 대비 수출비중이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13일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08년 말 기준 우리나라 544개 1차 자동차부품 업체 중 32%인 174개 업체가 업계 평균 부채비율을 웃돌며, 유동비율이 100% 미만으로 재무건전성 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들어 국내 완성차업체와 외국계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상하위 부품업체 간 실적 격차가 더욱 뚜렷해져 앞으로 재무 위험군 업체 비중은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생산 대비 수출비중이 낮고, 해외시장 점유율을 좀처럼 높이지 못하는 것도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의 부실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업계의 생산 대비 수출 비중은 지난해 말 21.2%로 일본의 44.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46.7%, 유럽의 34.9%와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초라한 수치였다.

 이렇게 되자 가뜩이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나 유럽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 감소로 수출이 줄어드는데다, 자체 수출경쟁력까지 미국, 일본 부품에 밀려 실적부진이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1분기 이후 생산이 상승세로 반전했으며 가동률도 지난 1월 56.5%로 바닥을 찍은 뒤 가파른 회복세를 타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위기탈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 측은 해법으로 연관업계와 수평적 공급웹(supply web)을 구축해 전문화와 대형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친환경·고안전 부품 등 신제품 개발에 나서,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실 연구위원은 “업계 스스로 상생 협업생태계를 조성해 모듈부품 생산 능력을 높임으로써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며 “완성차업계도 모듈화, 전장화, 경량화를 통해 친환경·고안전자동차를 효율적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부품업체에 대한 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