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로 불붙은 가상스포츠가 사격과 야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서울 홍대 앞에는 국내 최초로 대형 스크린을 이용한 사격 시뮬레이터가 등장해 젊은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크린 사격방이 등장한 것이다. 메듀아이(대표 이용석)는 스크린 기반의 사격시뮬레이터 ‘슛업’을 개발하고 지난달 홍대 앞에 1호 가맹점을 설립했다. 사용자가 총기를 겨냥하면 특수카메라가 조준방향을 측정한다. 방아쇠를 당기면 공기압으로 재현된 총기 반동이 손목이 짜릿하게 전해진다.
기존 오락실에 설치된 사격게임기와 달리 멀찌감치 떨어진 대형 스크린에 조준 타깃이 뜨기 때문에 훨씬 사실적인 사격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회사 측은 군용 시뮬레이터 기술을 응용해서 조준사격의 정밀도를 실제 수준으로 높였으며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가맹점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특히 스크린 골프 업계는 손님이 뜸한 시간대에 룸 일부를 사격방으로 활용하는 샵인샵 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대표 이석채)도 지난 2년간 ‘VR골프’ 브랜드로 추진해온 스크린골프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스크린 사격(가칭 VR슈팅)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T의 스크린 골프 담당자는 “골프 외에 사격도 대형 스크린을 이용한 가상스포츠 수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원통형 스크린으로 몰입감을 높인 사격 시뮬레이터를 협력사와 공동 개발 중이다”라고 확인했다.
시뮬레이터 전문업체 넥스팝(대표 김준)은 군, 경찰에 공급해온 고가의 사격용 시뮬레이션을 민수용으로 다운그레이드한 장비로 신규 시장 창출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용산 전쟁기념관에 스크린 기반의 사격 시뮬레이터를 납품해 좋은 반응을 얻자 사격방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야구도 스크린 가상 스포츠 대열에 합류했다. 아주전자산업(대표 최정길)은 스크린 야구 시뮬레이터를 국산화하고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스크린 야구는 고객이 타석에 들어서면 멀리 스크린 화면에 투수의 투구 동작이 비춰지고 피칭기계에서 튀어나온 공을 쳐낸다. 사용자 입장에서 투수의 와인드업 동작에 따라 달라지는 구질의 볼을 쳐보고 즉시 안타, 홈런과 같은 타격 판정까지 이뤄진다.
최창호 메듀아이 본부장은 “스크린 사격방을 새로 창업하거나 스크린 골프업체와 제휴하는 등 사업모델을 논의 중이다. 많은 고객들이 스크린골프를 통해 가상현실형 스포츠 환경에 익숙해져 스크린 사격, 야구도 폭발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