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뉴IT,지역경제되살린다-선정된 신서, 오송은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에 탈락한 지자체가 정부에 반발하고 독자 추진을 선언하는 등 부작용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선정된 지역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의료단지에 지정된 대구 신서와 충북 오송은 복수 지정에 따라 각 지역이 의료단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새로운 경쟁을 다시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두 지역은 특히 의료단지 전체 사업의 70%에 해당하는 신약 분야를 먼저 유치하기 위해 2라운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오는 11월쯤 의약과 의료기기, 임상서비스 분야 등을 두 개 단지에 어떻게 배치할지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대구 의료단지 추진속도는 굼벵이(?)=한나라당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 10일 김범일 대구시장을 비롯해 시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의료단지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며 각성해야 한다는 쓴소리를 쏟아 놨다. 이날 국회의원들은 의료단지 복수 지정으로 대구가 열심히 해도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대구지역의 추진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질책했다. 또 대구가 의료 인프라와 공무원들의 마인드 면에서 충북 오송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는 의료단지 선정 후 한 달이 다 된 지난 8일 대구시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들어설 의료단지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경영 전략 컨설팅사인 모니터그룹에 조성계획 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모니터그룹이 의료단지 제안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오는 11월까지 용역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5년부터 의료단지사업을 제안해 온 충북 오송에 비하면 너무나 촉박한 시간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정부가 의료단지 선정 직후 전담팀을 꾸리는 등 단지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에 대구시는 축배의 분위기에 들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발빠른 오송, 인프라 강화 필요=오송은 지난 3일 의료단지에 바이오의약 연구개발(R&D) 시설 설립을 위해 바이오의약기업인 티슈진사, 프로모젠사와 협약을 맺는 등 해외 기업 유치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미 하버드 의대 18개 지정 병원이 합작해 설립한 PIMS와 공동으로 임상시험과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는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PIMS는 바이오메디컬시티와 손잡고 의료단지 안에 글로벌메디컬클러스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오송은 또 이달 초 오송첨단의료단지 건설운영위원회와 의료단지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오송도 걱정은 있다. 의료단지가 들어설 주변 정주 여건과 교통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단지 조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송이 향후 의료단지에 들어설 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을 위한 정주 여건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며, 인근 지역과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교통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대구와 충북은 오는 11월 말까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한 뒤 12월 말까지 조성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