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2.0 TV빅뱅, 거실이 진화한다] (4부-5)UHD TV

 삼성전자가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린 IFA에서 HD 화면보다 최고 16배나 선명한 UHD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린 IFA에서 HD 화면보다 최고 16배나 선명한 UHD TV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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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영상 시대가 온다.’

TV 진화는 콘텐츠 형태와 맞물려 있다. TV는 따지고 보면 콘텐츠를 담아 내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실제 TV 역사는 콘텐츠 발전과 같이했다. 콘텐츠는 초기 단순 메시지 형태에서 정지 영상, 간단한 화음의 오디오를 거쳐 지금의 동영상과 같은 복합 미디어 콘텐츠로 진화했다. 이어 점차 입체감과 함께 사실감·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실감 미디어로 무게중심이 옮겨 가고 있다. TV도 마찬가지다. 콘텐츠 발전에 맞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디지털 시대에 오면서 SD·HD·풀HD로 진화했다. 지금까지 나온 영상 기술 중 최고봉은 단연 울트라 HD로 불리는 ‘UHD(Ultra High Definition)’다.

◇HD보다 16배 선명한 UHD=HD 화면보다 최고 16배나 선명한 UHD 제품이 상용화를 위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UH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표주자. 영상 기술은 표준 화질로 불리는 SD를 지나 HD, 이어 최근 급속하게 늘고 있는 풀HD 단계까지 와 있다. 풀HD 다음 단계가 바로 UHD다. UHD는 일반적으로 가로와 세로 픽셀 수가 4000(4k·3840x2160)∼8000급(8k·7680x4320)에 육박한다. 화면 해상도는 픽셀로 불리는 화소 수가 좌우한다고 볼 때 UHD는 4k 기준으로 HD(2k·1920x1080)와 비교해 4배나 더 선명하다. 8k에 비교하면 선명도 면에서 16배까지 차이 난다. 화면 주사율, 즉 초당 프레임 수에서도 HD가 30㎐인데 반해 60㎐로 1초당 화면 60장을 전송해 훨씬 자연스러우면서 역동적인 화면을 즐길 수 있다.

유지상 광운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화소 수가 높을수록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며 “UHD는 35∼70㎜ 디지털 영화와 같은 수준의 초고화질 비디오 수준으로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화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UHD 화질의 장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10.2 다채널 오디오와 촉각을 결합한 다중 인터페이스로 훨씬 더 자연감과 현장감 있는 화면을 제공한다. 시청자가 보는 평균 시야각도 8k 기준으로 100도에 달한다. 30도에 불과한 HD에 비해 훨씬 넓은 시약 각도를 확보해 주는 셈이다. 말 그대로 안방에서 화면에 보이는 현장과 똑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UHD, 2015년 상용화 전망=UHD는 2000년 초부터 기술 개발을 시작해 시제품이 속속 나오고 상황. 지난 200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만 CMO가 56인치 기반 4k급 패널을 선보이면서 주춤하던 제품 개발이 탄력을 받았다. 이미 제품을 선보인 업체만 해도 삼성전자·소니·샤프·파나소닉 등 다섯 손가락을 넘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2인치 크기로 화소 수 4k급 TV 개발에 성공했다. 소니도 같은 4k급 해상도로 82인치 제품을 공개했다. 전 세계 PDP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파나소닉도 150인치으로 소니와 삼성 제품보다 해상도가 뛰어난 4096×2160급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샤프도 64인치 모델로 4096×2160급 시제품을 공개하는 등 글로벌 TV 업체가 UHD 시장을 겨냥한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내년을 기점으로 풀HD 기반에서 UHD로 세대교체가 서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영화 등 콘텐츠·미디어 업체가 UHD 화면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하드웨어도 이에 맞춰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화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미 할리우드 기반 대형 제작사를 중심으로 UHD 영화를 위한 기술 확보에 나섰으며 일본 NHK는 2015년을 중심으로 UHD 방송을 시작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늦었지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표준화와 원천 기술 확보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포스트HD’의 주역, UHD TV=UHD가 ‘포스트HD 시대’ 주역으로 떠오른 데는 화면 크기가 한 몫을 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TV로 넘어가면서 TV 화면은 점차 대형화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기존 HD 해상도로는 50∼60인치 이상 화면을 구현할 때 화질이 떨어진다는 점.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2012년 40인치 TV가 전체의 30%, 50인치도 10%를 넘어선다고 예측할 정도로 대형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화소 수, 이에 따른 해상도는 디스플레이 진화에 발목을 잡을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배경은 실감형 방송 요구다. 디지털TV 보급 확산으로 이미 소비자는 HD 고화질 방송을 경험했으며 보다 현실과 가까운 실감형 영상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10년 단위의 TV 교체 주기를 고려할 때 2015년에는 ‘포스트 HD’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낙관했다.

UHD 기술 개발에 산업계가 움직이면서 국제 표준 작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MPEG에서는 지난해 8월 회의에서 ‘차세대 비디오(UHD 비디오)’ 부호와 기술을 위한 표준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표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ITU도 워킹그룹을 결성하고 지난해부터 표준화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 영화 텔레비전 기술자 협회(SMPTE)도 지난해부터 ‘UHD TV’ 항목을 만들고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