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이 사행성이나 과몰입 등 역기능을 낳고 있지만 교육과 만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주인공은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기능성게임’이다.
기능성 게임은 그 자체로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들의 자료를 종합해보면 세계 기능성 게임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7배나 성장했고 향후 10년 동안 게임 산업에서 가장 전망이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시장은 2012년께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게임의 기능이 오락 위주에서 벗어나 교육·훈련·건강 등 기능성 게임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국내 게임 산업 재도약의 기회”라며 “기능성 게임은 오락성 온라인 게임에 편중된 방향성을 전환해 정체된 국내 게임 산업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또 “기능성 게임은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산업 초기 단계로 한국의 강점을 살린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기능성 게임의 5대 분야로 교육과 스포츠·의료·국방·공공을 꼽았으며 특히 교육 분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기능성 게임의 학습 효과가 속속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구원의 평가대로 교육 분야는 기능성게임이 빛을 발하는 신시장이다.
NHN의 한자학습게임 ‘한자마루(www.hanjamaru.com)’는 매달 수억 원의 수익을 내며 교육용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열었다. 한자마루는 게임 속에서 한자의 음과 독을 반복적으로 보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교육용 게임이다. 게임 속 몬스터에 쓰여진 한자가 획순으로 사라져 한자를 써보는 것과 같은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상업적 효과뿐 아니라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활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영재교육에 도입될 전망이다. 대성그룹은 자사가 후원하고 있는 한국교총영재교육원에서 기능성 게임을 활용한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다. 영재들이 스스로 특정 주제에 맞춰 본인의 창조적 생각을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아이들은 게임을 하며 밤을 새는데 이런 게임의 몰입성을 영재 교육에 활용하면 더욱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교총영재교육원과 협의해 기능성 게임 개발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성 게임은 장애학생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특수 교재로도 쓰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립특수교육원 및 CJ인터넷과 협력해 2010년까지 게임을 활용한 특수교육 디지털교재 1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개발된 기능성 게임은 전국 특수학교에 보급하고 교육 효과에 대한 공동 연구도 병행할 방침이다.
청소년뿐 아니라 사회인 교육에도 기능성 게임이 한몫하는 시대가 온다. 기능성 게임 전문업체인 EM브릿지는 하나은행에 3D 게임 기반 직무교육용 솔루션 ‘팍스하나’를 공급한다. 팍스하나는 세계 30여개국 항구를 항해하면서 하나은행의 글로벌 지점을 개설해 나가는 내용이다. 글로벌 지점 개설이라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직면하는 위기상황을 차세대 전산시스템에 대한 학습으로 풀어나간다.
이밖에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인기 캐릭터인 ‘뽀로로’를 이용, 유아용 기능성 게임 개발에 나섰다. 최종일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인기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유아교육 기능성게임을 개발해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에듀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같은 시장 가능성을 인정, 기능성 게임의 개발과 보급을 지원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까지 총 800억원의 예산을 기능성 게임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기능성 게임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블루오션”이라며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