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MVNO 사업 진출한다

초기 자본금 2000억원 확보

 BC카드가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사업에 진출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이를 위해 2000억원의 초기 자금을 확보했으며, 옛 정통부 고위 관료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년여간 국회에 계류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BC카드의 이 같은 행보는 국회 통과는 물론이고 예비 MVNO 사업자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MVNO 사업 진출을 위한 내부 조율을 마쳤으며, 초기 자본금으로 20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외부로부터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2000억원의 종잣돈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의 공동 출자를 유도하고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권을 획득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 BC카드는 옛 정통부 정보통신정책국장을 역임한 공종렬씨를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BC카드가 공종렬 전 국장을 영입하려는 것은 MVNO 시장 진출 이전과 이후 통신 분야 전문성 확보는 물론이고 규제기관 및 이동통신 사업자와의 원만한 관계 설정 등 다각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공종렬 전 국장은 “BC카드로부터 합류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등 제도 개선이 완료되고 BC카드가 MVNO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는 시점에서 공 전 국장이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BC카드는 이 같은 대내외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사업 방향에 대해 확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BC카드 관계자는 “아직은 신사업기획부에서 MVNO 시장 진출 가능성을 조사하고 연구·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BC카드의 이 같은 행보는 앞선 사업 준비를 통해 사업권을 안정적으로 획득하고 사업도 조기에 안정화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BC카드의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MVNO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통과도 더욱 명분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MVNO사업을 검토 중인 다른 금융권과 유통업계에도 적지 않은 자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